엉뚱함과 기발함, 드쿠플레의 DCA무용단 14년 만에 내한공연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4-05-18 15:07


◇내한공연을 갖는 필립 드쿠플레의 '파노라마'에 삽입된 '데코덱스'의 장면. 사진제공=LG아트센터

엉뚱한 상상력과 기발한 창조성,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실험으로 현대 공연예술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프랑스의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53)가 이끄는 DCA 무용단이 1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오는 31일과 6월 1일 LG아트센터에서 최근작 '파노라마'를 공연한다.

필립 드쿠플레는 춤과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 패션 등을 뒤섞은 화려한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로 복합 예술 공연의 선두주자로 꼽혀왔다.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작업으로 '드쿠플러리'(Decoufleries, 드쿠플레 방식)란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드쿠플레는 근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개막식으로 회자되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 후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 연출, 광고 제작자로서도 활약하였으며 '태양의 서커스'의 '아이리스', 파리의 3대 캬바레 중 하나인 크레이지 호스의 쇼 '디자이어(Desire)'를 연출해 작품성과 예술성, 대중성까지 동시에 인정받았다. 한국에는 1999년 '샤잠(Shazam!)', 2000년 '트리통(Triton)'으로 두 차례 내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파노라마'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가 지난 30년간 무용단을 이끌면서 만들었던 대표작을 모은, 그의 변화무쌍한 작품 스타일과 경향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드쿠플레는 프로그램 노트에서 "스물 한 살, 무용단을 만들었을 때의 호기심과 에너지, 즐거움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 그리고 젊은 예술가들과 내가 가졌던 발상들이 시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달라졌는지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파노라마'에는 드쿠플레 무용단의 초기작으로 초연된 후에 한번도 재공연된 적이 없는 작품 '텅빈 카페'(1983)와 댄스 비디오 프로젝트 '점프(Jump)'(1984)와 함께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트리통(Triton)'(1990), '데코덱스(Decodex)'(1995), '샤잠(Shazam!)'(1998) 등의 주요 장면들이 녹아있다. 그러나 드쿠플레는 "'파노라마'는 단순히 기존 작품들의 발췌가 아닌 현재 무용수들의 재능과 능력에 따라 안무를 재구성하고, 여러 작품들의 특성들을 배합한 독자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파노라마'는 2012년 초연된 후, 유럽 전역에서 투어 공연을 펼치며 "재미있고 유쾌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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