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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던' 드라마 명커플, 재결합 비밀과 성공요인은?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4-14 07:59


사진제공=MBC

드라마 '마이걸'에서 코믹 로맨스 커플로 사랑받았던 이동욱과 이다해가 지난 5일 첫 방송된 MBC 주말극 '호텔킹'에서 8년 만에 재회했다. 호텔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속녀 아모네(이다해)와 과거의 상처로 인해 감정을 숨긴 총지배인 차재완(이동욱) 역을 맡아 두번째 연인 호흡을 맞춘다. 아직 방송 초반이지만 아모네에게 연민을 느끼는 차재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멜로 분위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 '마이걸'의 '케미 커플'을 다시 보게 될 거란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8년 동안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며 쌓인 두 배우의 연기력과 8년 전과 변함없는 연기호흡은, '마이걸' 재탕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씻게 한다.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의 장혁과 장나라도 올 여름 방송되는 MBC 수목극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다시 만난다. 두 배우가 무려 12년 만에 한 작품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큰 화제를 모았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착한 게 유일한 개성인 '부실녀'와 후세를 잇지 못해 후계자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초현실 완벽남'이 원치 않은 결혼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운명 같은 사랑을 깨닫게 되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명랑소녀 성공기'와 비슷한 장르이지만, 우려보다는 기대가 크다. 장혁이 '추노'와 '아이리스2' 등의 작품을 거치면서 '명랑소녀 성공기'와는 다른 남성적 이미지를 갖게 됐기 때문. 배우의 이미지가 달라진 덕분에 오히려 신선한 조합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장혁과 장나라는 어떻게 다시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됐을까. 제작 관계자에 따르면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장혁과 장나라를 1순위에 두고 캐스팅 작업이 진행됐다. 시놉시스와 대본에 설정된 캐릭터가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선보인 두 배우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졌기 때문. 이 관계자는 "장혁과 장나라에게 출연 제안을 했을 때 양측 모두 크게 반가워했다"며 "두 배우가 '명랑소녀 성공기'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고 연기호흡도 만족했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도 빨리 결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동욱과 이다해도 상대 배우에 대한 신뢰로 '호텔킹'을 선택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이다해는 "감독과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했지만 사실 남자주인공이 이동욱이어서 출연을 결정하기가 더 쉬웠다"고 말했고, 이동욱 또한 "'마이걸'을 그리워해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마이걸'이 '호텔킹'에 도움이 될 거라 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마이걸' 방영 당시에 시청자를 중심으로 '커플추진위원회'가 결성되고, 해외에선 이동욱-이다해 연합 팬클럽이 생기는 등 두 배우의 '케미' 넘치는 커플 연기는 큰 인기를 끌었다.

앞서 한 차례 연기 호흡을 맞춘 경험은 배우와 제작진에게도 큰 이점이 있다. 서로 연기 호흡을 맞춰가는 데 따르는 시간적 물리적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 이동욱은 "배우들이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드라마를 시작하게 되면 캐릭터 외적으로 친해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다해와는 이미 친한 사이라서 그럴 필요 없이 곧바로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면서 "시간이 흐른 만큼 현장에서 여유가 생기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겨서 호흡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인기 커플의 재회는 시청자들에게 기대 심리를 갖게 한다. 영화 '도둑들'에서 남다른 '케미'를 보여준 김수현과 전지현은 비록 영화에선 연인으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못 다 이룬 사랑을 완성했다.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이성민과 송선미도 '미스코리아'에서 다시 만나 로맨스를 펼쳤다. '골든타임'에서 동료애 이상의 미묘한 감정 흐름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지만 본격 로맨스로 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충족시켜주는 재회였다. '마이걸'과 '명랑소녀 성공기' 역시 신작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선보일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재조합'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식상함은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 "배우의 연기력과 이미지가 이전 작품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줘야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이미지만 차용해 안이하게 작품을 이끌어간다면 시청자들에게 지루하고 식상하게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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