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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궁중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이청은의 '냉궁마마'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3-09-03 16:39



'살아 보면 한뉘도 잠깐이요,

흐드러지게 핀 꽃도 한철이며

꽃 찾아 멋진 옷 갈아입고 날갯짓하는 나비도 한때인 것을….'

궁중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이청은 작가의 '냉궁마마'가 아롬미디어에서 출간됐다.

지난 2011년 '별을 담은 낙타의 눈처럼'으로 데뷔한 이청은의 두번째 소설이다. 디자이너 출신 작가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이청은은 이번에 시선을 과거로 돌려 조선시대에 살았던 한 여인의 폭풍같은 삶을 형상화했다.

구중궁궐에서 펼쳐지는 여인의 드라마는 세상에 이미 많다. 하지만 '냉궁마마'는 기존 이야기의 방식을 넘어 이 작가만의 중층적 스토리 구성과 속도감있고 담백한 문체에 자유를 열망했던 뜨거운 열정의 여인을 탄생시켰다.

세도가 좌상의 딸로 태어나 임금의 후궁이 된 은빈. 누구나가 부러워할 만한 권력과 부를 누릴 수 있는 위치이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니, 버려버리고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궁궐의 후미진 전각에서 외롭고 한적하게 지내는 은빈. 세자빈 간택에서 간택 받지 못하고 후궁이 되어 이곳에 이처럼 갇힌 것이 수년이 흘렀다. 후궁이긴 하나 임금의 용안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임금 이려는 혼인한 후 5년이 지났지만 중전이나 효빈에게서 후사를 보지 못해 이를 염려한 대비가 은빈에게서라도 후사를 얻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은빈과 합방을 권한다. 임금 이려와 은빈은 처음으로 가까이서 보게 된 후, 서로에게 연정이 생긴다. 합방 후 은빈은 회임을 하게 되고 은빈의 처소에는 상궁들도 늘어나고 호위무사까지 두게 된다.

그런데 이 호위무사는 궁에 들어오기 전 본가에서 은빈을 호위하던 무후 오라버니였다. 임금의 자신을 생각해주는 마음과 어릴 적부터 보아온 무후 오라버니를 보고 기뻐하는 은빈. 하지만 호위무사는 자신을 반기는 은빈이 이상하기만 하다. 왜일까? 그러던 와중에 은빈은 궁궐 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유산을 하게 되는데….

이야기의 도입부는 사랑을 못 받다가 현명함으로 왕의 마음을 사로잡는 후궁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간쯤 가서는 사랑을 못 받은 여인의 애처로운 이야기로 바뀌고, 후반에 가서 이 모든 것을 뒤집는 반전이 펼쳐진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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