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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은 왜 그렇게 돈을 많이 받나요?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7-30 08:08



영화 한 편 찍어도 '억'이고, CF 한편 찍어도 '억'이다. 그야말로 '억' 소리가 난다. 연예인들의 출연료 얘기다. 대중들의 입장에선 일반 직장인들이 1년 내내 열심히 일해도 손에 쥐기 힘든 돈을 몇 달에 한 번씩 버는 연예인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쯤 되면 "연예인들은 왜 그렇게 돈을 많이 받나요?"란 질문이 나올 법도 하다. 연예인들의 고소득, 이유가 뭘까?

첫 번째 이유는 연예인들이 지닌 경제적 가치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수입엔 '순수 노동'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서 창출되는 잠재적인 경제적 가치가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기 연예인들의 드라마 출연은 광고 수익과 해외 판매 수익으로 이어진다. 또 해외 팬들이 한류스타들 때문에 국내 여행을 함으로써 창출되는 수익 등을 합치면 경제적 효과는 더 커진다. 연예인은 곧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란 말을 하곤 한다. 인기 연예인은 존재 자체로서도 그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

대표적인 한류스타로 꼽히는 배용준의 경우를 보자.

배용준은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드라마 사상 최고액인 192만 달러에 수출됐던 '겨울연가'는 지난 2004년 일본에 방영됐고, 일본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같은 해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은 전해보다 18만 7000명이 늘었다. 그런 배용준의 경제 효과는 3조원(현대경제연구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직으로서의 '희소성' 역시 연예인들이 고소득을 올리는 이유다. '누구나' 연예인을 꿈꾸지만, '아무나' 되는 건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야만 인기 연예인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고, 그러기까지엔 남다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가수들도 수 년 동안의 연습생 생활과 무명 생활을 거친 경우가 많다. 화려하게만 보여도 그 뒤엔 시련과 눈물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어렵게 오른 자리인 만큼 거기에 맞는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톱스타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얼마전 별세한 고 김종학 PD의 죽음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로 끊임없이 시름하고 있는 국내 외주제작 시스템. 외주 제작사들은 결국 톱스타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위기에 내몰렸다. 김 PD가 연출했던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에 출연했던 배용준은 회당 2억 5000만원을 받았다. 국내 드라마 제작비 중엔 출연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가운데 제작사 입장에서 방송사의 편성을 따내기 위해 톱스타의 몸값을 맞춰주다 보면 출연료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결국 남는 건 빚 밖에 없다.

드라마가 실패해도 손해보는 건 억대 출연료를 받는 톱스타들이 아니다. 톱스타들과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제작사, 스태프 등의 입장에선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같은 연예인 사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연예인이 직업이라고 해서 누구나 억대의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다. 몇 달간 아무런 수입 없이 오디션만 보러 다녀야 하는 무명 연예인들이 훨씬 많다.

지난해 국세청이 민주통합당 이낙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배우나 탤런트 한 명의 연 평균 소득은 3765만원이다. 직장근로자 1인당 소득액인 2643만원보다 약 1100만원이 많은 수치이지만, '억' 소리나는 금액은 아니다. 게다가 이 자료에서 모델은 1인당 연소득이 704만 원으로 직장인의 4분의 1수준에 그쳤다. 월 소득으로 환산할 경우 58만 7000원에 불과한 금액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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