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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새 예능, 책 버리고 스포츠 택한 이유는?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3-26 15:04 | 최종수정 2013-03-27 08:39


KBS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의 MC 강호동.
김보라 기자boradori@sportschosun.com/2013. 01. 16/

"책 버리고 스포츠로 승부 건다."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된 KBS '달빛프린스'의 후속 프로그램이 결정됐다. 제목은 '우리동네 예능과 체육의 능력자'(이하 우리동네 예체능).

'달빛프린스'는 지난 12일 방송을 끝으로 '대수술'에 들어갔다. 이후 2주 동안 제작진은 출연진과 컨셉트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 끝에 탄생한 '우리동네 예체능'은 '달빛프린스'와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됐다. 성형 수술로 치면 '페이스 오프' 수준이다. 메인 MC 강호동을 제외하곤 모든 게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달빛프린스'의 메인 컨셉트였던 '북 토크' 형식을 버렸다는 것. '우리동네 예체능'은 책 대신 스포츠를 소재로 삼았다.

'달빛프린스'는 지난 1월 기대를 한껏 모으며 첫 전파를 탔지만, '북 토크' 컨셉트 때문에 애를 먹었다. 책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은 자칫 잘못하면 시청자들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 예능에 버무려내기가 쉽지 않은 소재다. 시청률 부진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다양한 시도를 했다. 만화책을 다루기도 했고, MC들의 자리 배치나 벌칙을 받는 방식 등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결국 '북 토크' 컨셉트를 포기하고 예능으로 녹여내기 쉬운 스포츠를 주제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책 대신 스포츠를 통해 시청률 경쟁에서 승부를 건다는 얘기다.

스포츠는 씨름 선수 출신인 강호동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달빛프린스' 방송 당시 "북 토크는 강호동에게 맞지 않는 옷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강호동은 KBS '1박2일'에 출연하던 당시 타고난 운동 감각을 뽐내곤 했다. 또 남다른 승부욕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제작진 역시 강호동의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첫 프로젝트 MC로 투입되는 이수근과 김병만도 연예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운동신경을 갖고 있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인 만큼 '우리동네 예체능'은 야외 버라이어티 방식을 도입했다. 이 역시 강호동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MC를 맡았던 강호동은 야외 버라이어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또 하나의 특징은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라는 것. '달빛프린스'가 시청률 부진을 거듭하고 있을 때도 시청자들의 참여폭을 넓히려는 제작진의 시도는 호평을 받았다. '달빛프린스'의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놨던 비책을 '우리동네 예체능'으로 그대로 옮겨온 셈이다.


제작진은 "고수가 아니더라도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 동네 이웃들과 연예인들의 정정당당한 한판 승부가 시청 포인트가 될 것이다. MC진들과 맞대결할 동네 숨은 체육인들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동네 예체능'은 오는 4월 9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첫 회에선 탁구 대결이 펼쳐진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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