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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가 첫 선을 보였다.
우선 극중 캐릭터는 고풍스럽지만 어딘지 모르게 감옥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스토커가(家)에 고립돼 있다. 주인공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는 평소 아버지와 사냥을 즐기는 것 외엔 타인과의 접촉이 없었던 인물이다. 어머니 이블린(니콜 키드먼)과의 스킨십조차 거부한다. 이블린은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고 자신을 거부하는 딸 사이에서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미스테리한 삼촌 찰리(매튜 구드) 역시 스토커가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핏줄에 집착한다.
이처럼 '스토커' 속 인물들은 '고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8세 생일에 아버지를 잃은 소녀 인디아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 찰리가 찾아온다. 갑작스러운 삼촌의 등장에 경계심을 느끼는 인디아와 달리 이블린은 젠틀한 찰리의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 그러나 아버지를 시작으로 가정부, 고모,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사라져가는 과정에서 인디아는 찰리에게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낀다. 동시에 자신의 성적 취향을 자각하며 뒤틀린 자유로움마저 느낀다. 영화는 18세 소녀의 성적 자각이란 소재와 스릴러란 장르를 결합, 인간의 뒤틀린 자유와 욕망, 윤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스토커'는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