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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아이드소울(이하 브아솔) 영준이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그런데 어딘가 달라진 느낌이다. 특유의 걸쭉한 보이스 컬러는 한층 심플하고 달달해졌고, 사람 좋아보이던 외모도 샤프하게 변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 때문에 걱정 많이 했다"며 웃는 모습에서는 친근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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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운동을 시작할 땐 괴로웠다.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도 식이요법을 지키는 것이 곤욕이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자신과의 싸움을 한 끝에 달콤한 보상이 찾아왔다. 목표 체중까지 감량한 뒤 트레이너로부터 '하루만 튀김을 제외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어라'는 선물을 받게된 것. 좀 더 럭셔리한 음식을 택할 법도 하지만 의외로 3개월 만의 간택을 받은 것은 돼지 껍데기에 소주였다. 평소 가장 좋아하는 메뉴였다고. 덕분에 트레이너가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감량에 성공한 뒤 가장 좋은 점은 '맞춤옷'이 필요없게 됐다는 것. 1m 86의 큰 키에 팔 다리가 유난히 긴 체형인데다 체격까지 좋아 기성복이 맞지 않았다. 그런데 다이어트 이후 기성복을 입을 수 있었다. 영준은 "이번 앨범 재킷 사진을 찍으면서 처음으로 기성복을 사봤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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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브아솔의 대표얼굴은 나얼이었던 적이 있었다. '귀로'의 성공, 한혜진과의 열애 사실 고백 등으로 나얼은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정엽이 바통을 이어받아 '낫띵베러'로 인기를 끌었고,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같은 팀 멤버의 성공은 물론 축하할 일이지만, 사람인 이상 상대적인 소외감이나 질투심을 느껴봤을 수도 있을 법하다. 영준은 "정엽에 대한 질투심을 느껴본 적 있다"고 털어놨다.
사실 2007년 솔로로 싱글 앨범을 발표한 가장 큰 이유는 정엽이 '낫띵베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급하게 앨범을 발표하고 혼자 활동을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는 "그때 질투, 시기. 이런 감정이 컸다. 철이 없었다. 그때 제대로 준비를 해야겠다고 많이 느꼈다"고 설명했다.
예상 외의 실패였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됐다. '빨리 앨범을 내고 인정받아야 겠다'는 생각은 없어졌다. 슈프림팀 등 동료 가수들과 작업을 하거나 OST, 라디오 게스트 활동을 하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갔다. 그래서 나얼과 정엽 다음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할 차례가 됐을 때 성훈에게 기회를 양보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솔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성훈은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먼저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사도 하나 써줬고, 또 내 노래는 가을 겨울에 어울리니까 늦게 하겠다고 했다"는 설명.
영준은 "오히려 그때 경험한게 있어서 지금은 질투 같은것은 없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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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준은 지난달 발표한 앨범 '이지'로 아이돌 그룹 강세장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선공개곡 '꽃보다 그대가'는 공개 한 달 뒤에도 각종 온라인 차트 상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타이틀곡 '잊어요'까지 차트 상위권을 강타했다.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에 부드러운 목소리, 복고적인 사운드가 돋보이는 '이지 리스닝'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은 것. 그는 "잘난척 하려고 일부러 어려운 음악을 하고 싶진 않았다. 나는 대중가수이기 때문에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를 만들면 된다. 내가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좋아해 주실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팀 활동에 있어서도, 개별 활동에서도 가장 중요한 대상은 대중이다. 자신도 데이비드 포스터 등 팝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워온 만큼, 마이너 코드는 지양하는 편이다. 때문에 브아솔 앨범을 작업할 때도 마니아적 성향이 강한 나얼과 재즈풍의 성훈 사이에서 의견을 절충하는 역할을 도맡곤 한다.
영준의 목표는 '롱런'. "대중가수이기 때문에 나와 음악을 알리고 싶다. 나중엔 소극장이라도 단독 콘서트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반응이 있어야 공연도 할 수 있을테니까"라며 웃던 그는 "팀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라는 브랜드를 키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 브아솔이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