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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봉한 강제규 감독의 300억 대작 '마이웨이'가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차대전 중 노르망디 해전에서 연합군에게 포로로 붙잡힌 한 조선인 독일병사. 그가 일본군에서 소련군으로 다시 독일군으로 군복을 갈아입어야 했던 드라마틱한 사연은 2005년 SBS에서 '노르망디의 코리안'이라는 2부작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마이웨이'의 원작으로 알려진 김병인 작가의 '디데이'도 영화 개봉 직전 출간됐다. 애초에 영화 시나리오가 먼저였고, 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소설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영화와 기본 줄거리가 비슷하다. 어린 시절 일본인 지주의 아들과 그 집의 식모의 아들로 만나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품은 채 조선과 일본을 대표하는 마라톤 선수로 성장한 한대식과 요이치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전쟁을 함께 겪으며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화해와 우정을 나누게 된다.
이재익 작가의 '아버지의 길'은 '노르망디의 코리안'에 부정(父情)을 더했다.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은 전쟁 묘사와 인간성에 대한 탐구, 조선에 두고 온 아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아버지의 애절한 독백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인터파크에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연재되며 누적조회수 750만을 기록하는 등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8편의 장편소설을 낸 소설가이자 1월 개봉을 앞둔 '원더풀 라디오'를 비롯한 다수의 시나리오를 쓴 시나리오 작가, SBS 라디오 PD 등 이재익 작가의 다채로운 이력도 눈길을 모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