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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사극 영화의 한 해가 될 듯하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이병헌 "사극 기피해온 건 아니다"
데뷔 20여년 동안 영화, 드라마를 오가면서 한시도 활동을 쉬지 않은 이병헌은 1월 말부터 광해군으로 변신한다. '왕자와 거지'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 '나는 조선의 왕이다' 촬영에 들어간다. 장르는 진지한 팩션 사극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톱스타 중 한 명인 그가 한 번도 역사물에 출연한 적이 없다는 점은 의아하기도 하다. 이병헌이 '사극 붐'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것에 대해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극에 부담을 갖거나 기피해온 것은 결코 아니다. 받은 제안도 많았고, 성사 직전까지 간 작품도 있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며 "이번 '나는 조선의 왕이다'는 시나리오가 워낙 좋아 하기로 했는데, 본의 아니게 변신으로 꼽히고 있다. 아무튼 첫 사극인 만큼 새로운 모습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의 곤룡포를 입은 이병헌의 모습이 어떨지는 이미 영화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오고 있다.
10월부터 첫 사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촬영중인 차태현은 비주얼적으로 변신했다. 수염을 붙이고 상투도 틀었다. 차태현이 '사극'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2001년 '엽기적인 그녀'에서 삿갓을 쓴 검객 분장을 했을 때 정도다. 이번 작품에서는 제대로 된 분장으로 완벽한 조선시대 인물이 됐다. 하지만 장기인 코미디는 이번에도 유감없이 보여줄 전망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진지한 역사물이라기보다는 얼음을 훔치는 도둑들이 벌이는 경쾌한 스토리다. 차태현 측 역시 이병헌과 마찬가지로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고 차태현의 캐릭터에 맞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민준 김동욱 "출연작 사상 가장 의외의 모습"
역시 현대물에 강하던 김민준과 김동욱은 에로틱 궁중 사극 '후궁: 제왕의 첩'으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다. 김민준은 2003년 드라마 '다모'에 출연한 바 있지만 사극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욱 또한 사극과는 거리가 멀었던 배우다. 그러나 공개된 스틸 컷에서는 사극 특유의 고고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온다. 두 사람은 이 작품에서 한 여인의 연인과 제왕을 연기하며 복잡하게 얽힌 삼각관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 영화의 한 관계자는 "배우들의 과감한 변신이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에로틱 사극 '방자전'으로 충무로 핫스타가 된 여배우 조여정과 두 남자의 호흡 또한 관심사다.
민효린 이채영 "서구적인 요정 이미지? 천만에"
차태현과 함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하는 민효린과 이채영은 이 작품을 통해 할 일이 많다. 우선 서구적인 이미지를 벗고 사극에 녹아들어야 한다. 또 두 사람 다 신인 꼬리표를 떼고 주연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 민효린과 이채영은 각종 시상식 레드카펫에서의 화려한 드레스와 '베이글(베이비페이스+글래머)녀' 이미지로 지금까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이미지에 기대지 않고 전혀 새로운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 민효린은 공개된 스틸 컷에서 해녀로 변신해 원래 가지고 있던 베이글녀 이미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 이상의 면모 또한 영화팬들이 크게 기대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