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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영화로 광고 만들려고? 500만은 넘겨야지!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12-02 16:14


박해일이 올해 최대 흥행작 '최종병기 활' 컨셉트를 살려 증권사 광고를 찍었다. 사진=해당 광고 캡처

'과속스캔들'의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은 꽤 오랫동안 전자제품 매장 광고에 등장했다. 사진=해당 광고 캡처

배우 송강호가 자상한 가장의 이미지를 살려 등장한 주류 광고의 한 장면. 사진=해당 광고 캡처

'만추'의 주연 배우 현빈과 중화권 스타 탕웨이가 등장한 TV 광고. 사진=해당 광고 캡처

이민호와 정은채가 영화 '만추'를 보는 모습을 담은 커피 광고. 사진=해당 광고 캡처

히트 영화를 소재로 만든 광고가 꾸준히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745만 관객을 동원한 '최종병기 활'의 박해일은 최근 한 증권사 광고와 숙취해소음료 광고를 꿰차며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 배우로선 이례적인 편이다.

광고 출연은 드라마보다 영화를 주로 하는 배우들에게는 흔히 오지 않는 기회다. 아무래도 영화보다는 브라운관에서의 친근감이 앞서기 때문이다. 영화배우를 내세운 광고를 찍을 때 광고계에서는 어느 정도 정해진 원칙이 있다. 광고계 관계자들로부터 이 원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해일은 증권사 광고에서 처음에는 영화 속 모습 그대로 조선시대 복장을 입고 등장하면서 활을 쏜다. 하지만 곧 현대의 비즈니스맨처럼 양복을 입은 모습으로 바뀐다. 박해일의 '최종병기 활' 속 이미지를 살리되 신뢰감을 주는 증권사라는 점을 강조한 것. 이 광고의 한 관계자는 "영화의 이미지를 차용하되 새로운 모습을 만들려고 했다"며 "히트한 영화의 소재를 가져올 때는 영화에만 시선이 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병기 활'만이 기억에 남고 막상 증권사가 어디였는지 생각이 안 나면 안된다는 것. 과거 충무로 대표 배우 송강호가 찍은 주류 광고 또한 송강호가 영화에서 보여준 자상한 가장의 모습을 살렸다. 하지만 특정 영화 속 이미지를 강조하지는 않아, 광고 제품에 시청자가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광고 대상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게 첫 번째 원칙이다.

두 번째 원칙은 무조건 흥행 영화의 주연배우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해일을 비롯해 2008년 830만 관객을 동원한 메가 히트작 '과속스캔들'의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이 이런 히트작의 혜택을 본 영화배우들이다. '과속스캔들'에서 '3대'를 연기한 이들은 영화 속의 행복한 모습 그대로 전자제품 매장 광고를 상당히 장기간 이끌었다. 이 경우에는 영화 속 설정이 워낙 특이해 '과속스캔들'의 배우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가족' 소비자를 대상으로 오히려 큰 호응을 얻었다. 광고계의 한 관계자는 "500만 관객은 넘긴 영화 주인공이어야 그 이미지를 살려 광고 모델로 발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영화 흥행이 잘 되지 않았어도 배우가 톱스타인 경우에는 예외다. 올해 초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현빈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 '만추'에서 중국의 톱스타 탕웨이와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현빈은 한 TV 광고에 탕웨이와 함께 등장했다. '만추'는 현빈의 차기작으로 큰 화제였지만, 관객은 80만명을 겨우 넘긴 작품이다. 그러나 '시크릿 가든'으로 쌓은 현빈의 인기와 탕웨이의 스타성 덕분에 '만추'는 광고에 자주 등장하며 사랑받는 영화가 됐다. '만추'는 이 TV 광고 외에도 이민호와 정은채가 등장하는 커피 광고에 삽입되어 또 한 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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