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 많은 배우들, 영화 OST까지 넘보네

'티끌모아 로맨스' OST에 참여한 송중기.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너는 펫' OST에 참여한 김하늘 장근석.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보는 재미에 듣는 즐거움까지….'

앞으로 배우들이 더 바빠지게 됐다. 연기력은 당연한 일, 이제 '노래실력'까지 갖춰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극장가 화제작들 중에는 배우들이 직접 OST에 참여해 숨겨둔 노래실력을 뽐내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0일 개봉하는 '티끌모아 로맨스'에는 청년백수 송중기가 우쿨렐레를 연주하면서 한예슬에게 팝송 '더 워터 이즈 와이드(The Water is Wide)'를 불러주는 장면이 있다. 이 곡은 송중기와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전 멤버이자 현재 우쿨렐레 피크닉으로 활동 중인 여가수 계피의 목소리로 영화 OST에 실렸다. 송중기는 동요 '빙빙 돌아라'를 개사한 '맛있게도 냠냠'이란 곡까지 불렀다.

'너는 펫'의 장근석과 김하늘도 OST에 참여했다. 러브송 '너만 보여'와 '키워봐쏭'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뮤직비디오를 통해 셔플댄스를 추는 모습과 유쾌했던 녹음실 현장을 공개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코믹 로맨스 '커플즈'의 주연배우 5인방도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다. '고고70' '라디오 스타' 등으로 주요 영화음악상을 휩쓴 방준석 감독의 곡 '빛나라 우리 사랑아'는 노래제목만큼 경쾌한 이윤지 이시영의 멜로디와 김주혁 오정세 공형진의 코러스가 어우러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최근 MBC '무한도전' 하나마나 콘서트에 참여했던 신세경도 영화 '푸른 소금' OST에서 마이큐(MY Q)와 하모니를 이뤘고, 정재형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영화 '쩨쩨한 로맨스'의 이선균도 감미로운 목소리로 영화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OST의 최강자는 역시 차태현이다. '복면달호'의 '이차선 다리'에 이어, '과속 스캔들' '헬로우 고스트' '챔프'까지 출연하는 영화마다 OST에 참여하며 가수로서 못 다한 꿈을 펼치고 있다.

배우들의 OST 참여는 이벤트적 성격을 넘어 이제는 하나의 필수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영화 홍보에 도움이 될뿐더러 관객들에게 영화 외적인 즐거움과 여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팬서비스'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비록 음원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영화의 부가상품으로서 OST의 소장가치를 높이는 데 배우들의 참여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국민 아이돌 되기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 'Mr. 아이돌'은 극 중 주인공 '미스터 칠드런' 멤버들이 부른 'Summer Dream'을 영화 개봉 한달여 전에 공개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다.

한 영화 관계자는 "배우들로서도 커다란 부담감 없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OST 참여를 하나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추세"라며 "배우들의 여러 재능을 영화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고, 홍보마케팅의 측면에서 영화의 영향력을 넓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표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