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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S다이어리] '스폰 만남' 왜 하는 거야?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07-27 10:06


오래 사귄 애인과 헤어진 적이 있는가. 막상 찢어지고 나면 남는 것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추억의 나부랭이뿐이다. 그저 시간과 돈만 들었을 뿐, 손에 쥔 것이라고는 후회밖에 없다. 차라리 열심히 돈을 벌거나 공부를 했다면, 조금이라도 얻는 것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만일 만나는 상대가 돈을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친구들 중에는 남자친구에게 생활비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친구가 '학원에 가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고 어필하면, 남자애가 꼬박꼬박 송금해줬다. 그는 그리 부유하지 않지만,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여자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모두 해결해주었다. 결코 훈훈한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남자 뒷바라지나 하며 세월을 보내는 여자보다는 훨씬 똑똑한 것 같았다.

세상에 가장 어리석은 사랑은 돈 주고, 마음 주고, 몸 주는 것이다. 만일 그런 사랑이 파국으로 치달으면 치명적인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은 가장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다 줘보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논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연인으로부터 마음과 몸과 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몸만 주고, 어떤 이는 돈만 주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갖기 어려운 것은 마음이 아닐까 한다. 마음을 가지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마음을 나눠 갖는 것에 매우 취약하다. 욕심과 욕정이 앞서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익숙해져 계산적이다 보니 간단한 목적만 이루는 효율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그냥 쿨하게 섹스만 하는 섹스파트너, 하룻밤만 즐기고 마는 '엔조이' 등이 그러하다.

사랑이 없다면, 그 관계를 통해 돈이라도 받고 싶다는 생각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비록 애정 없는 남편이지만, 그래도 돈이라도 주니까 참고 사는 여자들도 있다.

허나 섹스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니, 황당한 노릇이다. 그런데 이기적인 생각이 그런 어리석음을 부른다. 마음도 없고, 돈도 없이 그냥 하는 섹스보다 마음은 일찍이 포기했고, 돈이라도 받으며 하는 것이 그래도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돈을 받으면 비난 받지 않지만, 돈을 받는 목적으로 소위 '스폰'을 해주겠다는 이성을 만나 섹스를 하는 것은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K는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이다. 현재 월급은 140만원 남짓으로 월세와 통신비, 학자금 대출, 부모님 용돈을 주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 인터넷을 서핑하다 갖고 싶은 구두나 가방을 사면,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경력 면으로도 업계 평균 연봉으로 보나 앞으로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 그래서 주말이나 야간에 투잡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그런 그녀에게 한 제안이 들어왔다. 스폰 까페에서 만난 한 남자. "잠자리를 해주면, 한 달에 50만원씩 줄게요." 클럽에서 만난 생면부지의 남자와 그냥 즐기기만 하는, 사랑도 돈도 없는 그런 섹스를 하던 그녀였다. 친구들은 애인 사귀는 게 귀찮다며 섹스파트너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돈이 생기는 섹스라니, 재미도 있고 도움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욕심에서 스스로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을 잊어버린다. 스폰 만남을 제안하는 이들 중에 즐기기만 하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인간도 많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여자들이 많다.

하룻밤 사랑을 하고 헤어지는 것을 '쿨하다'는 수식어로 치장하고, 섹스파트너를 두는 것을 '즐긴다'고 표현하고, '스폰 만남'을 '짭짤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비어있는 인생이나 다름없다. 파트너에게 어떤 피해를 당했다고 해도 원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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