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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바른 태도와 말투, 쉴 때는 친구들과 농구를 한다는 건전한 취미까지. 그래서인지 착한 아들, 엘리트 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렇게 '엄친아' 꼬리표는 쉽게 떨어질 것 같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김수현 작가의 SBS'인생은 아름다워'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머리보다는 몸으로 덤비는 역할이다. 스킨스쿠버 강사라 몸도 만들어야 하고."
이어 MBC'즐거운 나의 집'에서는 섹시한 형사 역할, 생애 첫 사극 MBC'짝패'까지 도전하며, 쉼 없이 달렸다.
"데뷔 후 비슷한 역할 두 세 번 했는데, 욕심이 생기더라. 소속사에서는 내 인지도 때문에 다양한 역할이 오기 어렵다고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선택한 작품이 MBC'맨땅에 헤딩'이었다. 젊은 출연진으로 구성된 미니시리즈에 처음 맡아보는 악역,스스로 욕심이 컸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과 혹평들, 좌절 아닌 좌절을 맛봐야했다.
"당시 너무 변화를 하고 싶더라. 선한 얼굴 사이에서 뿜어내는 거대한 악, 그것을 그리고 싶었지만 쉽지 않더라. 그리고 실망하는데, '인생은 아름다워'의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그에게 '인생은 아름다워'는 너무 완벽했다. 잠시 연기 생활을 쉬고, 휴학 중인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복귀할 때였지만 작품을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만 같았다. 결국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학업과 연기를 병행키로 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부지런을 떨면 못할 일도 아니지만, 연기에 몰입하면 욕심이 커지더라. '인생은 아름다워'에 거는 욕심이 너무 컸고, 그 덕분에 선배들이 날 호섭이로 그 자체로 아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은 '짝패'를 연기하는데 스태프들 사이에서 '귀동이 스럽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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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짝패'의 초반 촬영에서 연기력 논란 기사가 많이 뜨더라.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 대부분 사극이 처음이었고, 사극체로 쓰여 있는 대사를 현대극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해야한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더라. 다른 드라마보다 특히 사극은 밑천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더라."
그래도 배우로서 스펙트럼이 늘었다며 그 시간이 감사하다고. 특히 '짝패'에서 엄마 역으로 나왔던 윤유선 선배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엄마 역으로 나오는 윤유선 선배님과는 눈빛만 봐도 애절할 정도다. 극 중 귀동이 친엄마란 사실을 알고 '엄마'라고 불러달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윤유선 선배님이 목이 메어 차마 부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왈칵 나더라. 한참을 울었다."
'짝패'를 마치고, 이제 8월까지는 휴식기를 가질 생각이다. 몇 몇 작품이 안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가슴을 움직이는 작품이 오지 않는 한 쉬고 싶다. "9월부터는 학교는 복귀하고, 하지만 또 '인생은 아름다워'같은 작품이 들어오면 학업을 잘 마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배우로서 욕심을 드러냈다.
사랑을 해서일까. 가장 하고 싶은 역은 진한 멜로 연기란다. "그동안 진한 멜로 연기를 해본 적이 없더라. 짝사랑이나 (남)상미랑 연기했던 것도 너무 갈등 없이 급진전됐던 러브라인이었고, '즐거운 나의 집'에서도 후반부에 약간 나오는 정도. 진한 멜로 연기로 남자 이상윤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곤 진한 멜로 연기 캐스팅 제의가 들어올 때까지 '연인' 남상미와 알콩달콩한 연애 재미를 느껴볼 참이다. 같이 맛집도 다니고, 길 거리도 배회하고. "우리 나이 남여가 만나서 하는 평범한 연애, 그런 것 많이 해볼 계획이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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