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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부천 하나은행은 무기력했다. 지난 5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부산 BNK에게 41대67로 완패했다.
하나은행은 5승12패, 최하위로 추락했다.
양인영 진 안, 그리고 김정은의 트리플 포스트가 있는 하나은행이다. 골밑의 파워만큼은 리그 최상급이다. 하지만, 지지부진하다.
진 안은 골밑에서 고립됐다. 더블 포스트 파트너 양인영은 좀처럼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했다. 상대의 더블팀에도 무기력했다. 잇따라 패스가 스틸을 당하면서 BNK 속공을 허용했다.
올 시즌 하나은행은 진 안을 영입하며 강한 골밑을 구축했다. 하지만, 골밑의 위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 오히려 약한 트랜지션, 외곽 수비의 허점으로 상대 스몰 라인업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팀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 상황이다.
메인 볼 핸들러의 부재가 핵심 이유다. 박소희 김시온을 비롯해 박진영 고서연, 아시아쿼터 유즈키 등 가드진은 많다. 하지만, 경기를 조율하고, 더블 포스트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운영능력과 패싱 능력을 지닌 선수는 부족하다.
코칭스태프의 대응 역시 좋은 편은 아니다. 메인 볼 핸들러가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난 박소희를 무리하게 포인트가드로 전향시켰다. 박소희와 하나은행 모두 악영향을 미쳤다.
고서연과 박진영 듀오는 괜찮았지만, 꾸준히 기용하지 않았다. 경험이 부족한 두 선수는 좀 더 안정적 출전시간을 보장해야 심리적으로 동요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김시온과 유즈키를 기용했지만, 역시 적합하지 않았다. 때문에 상대 외곽 압박에 고전했고, 더블 포스트에 효율적으로 볼이 투입되지 않았다.
당초, 하나은행은 아시아쿼터 1라운드 3순위로 와타네 유리나를 지명했다. 팀의 메인 볼 핸들러로 낙점했다. 하지만, 부상이 있었고, 결국 계약을 해지했다. 단, 더 이상 아시아쿼터를 지명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시행된 트라이아웃에 나온 선수들 중 대체할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 결국, 하나은행은 시즌 전 혼란에 빠졌다. 급하게 박소희, 김시온, 고서연, 박진영 등을 내세웠지만, 흔들리는 가드진을 좀처럼 안정화시킬 수 없었다.
아시아쿼터가 자유계약제였거나, 트라이아웃의 풀이 넓었다면, 하나은행의 가드진 보충은 가능했을 것이다. 팀 시스템 자체가 붕괴되는 상황은 모면했을 확률이 높다.
물론, 계약이 해지된 유리나 역시 볼 핸들러로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하나은행이 가드진을 완벽하게 보강했을 것이라는 100%의 확신은 없다. 단, 전력을 보충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진다. 여자농구 시스템에서 전력을 보강할 기회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시아쿼터 제도가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자유계약 혹은 트라이아웃', '장기계약 여부'가 가장 중요한 2가지 이슈다.
여자농구 한 관계자는 "결국 자유계약, 그리고 장기계약으로 가야 한다. 지금 뛰는 아시아쿼터 중 마케팅적으로 매력적 선수들이 매우 많다. 1년 계약으로 스쳐지나가야 할 선수라는 점이 너무 아쉽다"며 "6개 구단 각각의 이익 때문에 합의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연맹에서는 플레이오프 이전까지 확정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