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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한국이 일본에게 아깝게 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24세 이하의 신예 선수들을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게다가 라건아 이후 귀화선수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한 변준형도 이날 결장했다.
반면, 일본은 주전 센터 조시 호킨스를 비롯해 최정예로 구성됐다. 단,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일본 에이스인 NBA리거 하치무라 루이와 와타나베 유타가 이날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전반전
일본은 더블 포스트를 사용했다. 주전 센터 호킨슨 뿐만 아니라 2m7의 와타나베 슈를 동시에 기용했다.
일본은 초반 전략적으로 골밑 공략에 집중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정현의 골밑 돌파와 유기상의 3점포 2방으로 기세를 올렸다.
10-5로 앞서는 한국. 단, 일본은 호킨슨이 픽&팝에 의한 3점포를 터뜨렸고,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골밑슛도 연속으로 넣었다. 이정현이 딥 3로 반격했지만, 조금씩 일본은 쫓아 왔다.
한국은 일본의 아킬레스건을 적극 공략했다. 와타나베와 하치무라가 없는 일본은 2, 3, 4번의 높이가 좋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1~2 포지션에서 미스매치가 나온다. 한국은 스크린에 의한 미스매치를 절묘하게 이용했다.
양재민이 1대1로 골밑을 공략했고, 이원석이 날카로운 컷인으로 골밑 돌파. 이 공격 역시 미스매치를 활용한 포스트 업에 의한 패스였다. 일본은 미스매치가 나오면 순간적으로 수비를 바꾸는 스크램 스위치를 시도했지만, 찰나의 틈을 한국의 공격이 놓치지 않았다. 게다가 이원석이 외곽에서 강력한 돌파로 바스켓 카운트마저 얻었다. 게다가 한국의 수비 활동력은 상당히 좋았다. 압박의 힘에서 일본의 동선을 차단했다. 결국 22-19, 1쿼터 3점 차 리드로 마쳤다.
1차전 이정현은 강력한 모습이었다. 일본이 자랑하는 카와무라 유키, 토가시 유키를 능가했다. 공수에서 모두 그랬다. 일본은 이를 의식한 듯 이정현이 볼을 잡으면 순간적 더블팀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정현은 그 찰나에 이원석에게 연결. 이원석은 3점포를 터뜨렸다.
문제는 일본 빅맨 호킨슨이었다. 한국의 상승세였지만, 호킨슨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손쉽게 골밑슛. 그리고 돌파 반칙에 의한 자유투 2득점. 귀화선수가 없는 한국 입장에 호킨슨을 막기가 쉽지 않았다.
왜 일본 전력의 핵심이 호킨슨이라고 지적하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25-23, 2점 차까지 추격. 하지만, 이정현이 스크린을 받은 뒤 그대로 3점포를 터뜨렸다.
이정현은 다음 공격에서 수비가 밀착마크하자, 이번에는 스크린을 걸면서 인버티드 2대2를 사용했다. 순간적으로 일본 수비수는 2명이 몰렸고, 문정현이 돌파하면서 자유투를 얻어냈다.
이정현의 에이스 그래비티(수비수가 쏠리는 중력현상)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문정현의 바스켓 카운트, 유기상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36-27, 9점 차까지 리드를 벌렸다.
그러나, 일본은 카와무라가 움직였다. 호킨스에게 절묘한 어시스트. 외곽 패스로 연속 7득점. 결국 36-37로 역전을 허용했다. 카와무라는 날카로운 스핀 무브로 플로터까지 적중시켰다.
결국 39-43, 4점 차로 리드를 당한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확실히 한국의 젊은 선수들의 움직임은 좋았다. 강력한 내외곽 압박, 그리고 미스매치를 활용한 공격 패턴. 완벽한 에이스로 자리잡은 이정현의 존재감이 빛났다.
단, 약점도 있었다. 순간순간 2대2 수비에서 허점이 드러났고, 일본 카와무라는 이 부분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하윤기는 드롭성 수비, 이원석은 가드진과 2대2 수비 호흡이 맞지 않았고, 문정현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귀화선수가 없는 골밑을 일본은 호킨슨이 중요한 고비마다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을 따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잘 싸웠지만, 수비의 허점은 있었고, 하치무라, 와타나베가 없는 일본은 예상보다 그리 강하지 않았다.
후반전
한국은 유기상이 스태거 스크린(두 차례 스크린)을 받은 뒤 3점포를 깨끗하게 성공. 단, 카와무라의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했다. 카와무라의 연속 3점포까지 터졌다.
순식간에 42-51, 9점 차까지 벌어졌다.
한국의 움직임이 둔화됐다. 체력적 부담감, 활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변준형이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 일본은 카와무라와 호킨슨의 2대2가 계속 통했다. 58-42, 16점 차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하윤기가 호킨스와 엉키면서 부상으로 벤치행. 단, 한국은 외곽 압박을 강화했다. 이원석이 절묘한 핸드오프 페이크로 골밑 돌파.
일본의 속공 상황에서 유기상이 스틸. 이원석의 덩크 속공으로 이어졌다. 이우석의 스핀무브에 의한 골밑 돌파. 57-66, 9점 차까지 추격. 결국 68-57, 11점 차 일본의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한국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속공 상황, 이정현의 3점포가 터졌다. 일본의 작전타임.
일본은 호킨슨이 역시 중심이었다. 골밑 득점. 그리고 속공 상황에서 일본 최고의 슈터로 평가받는 토미나가가 3점포를 터뜨렸다. 단, 이정현이 곧바로 3점포로 응수.
한국은 강한 압박으로 일본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하지만, 카와무라가 또 다시 날카로운 돌파로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냈다.
하지만, 한국도 유기상의 골밑 돌파, 이정현의 3점포로 경기종료 1분40초를 남기고 83-77, 6점 차까지 추격했다. 단, 이번에도 호킨슨이 연속 골밑 돌파로 추격을 끊었다.
결국 한국은 잘 싸웠지만, 패했다.
한국은 세대교체의 희망을 봤던 일본과의 2연전이었다. 일본은 하치무라와 와타나베가 나오지 못했다. 확실한 에이스 2명이 없었다. 단, 귀화선수 호킨스, 카와무라가 정상적으로 뛰었다.
한국은 귀화 선수의 부재, 김선형 허 훈 최준용 송교창 등 핵심 선수들도 나오지 않았다. 단, 이정현이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불굴했다. 이정현은 강력한 득점 뿐만 아니라 뛰어난 수비로 일본 가드진과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게다가 변준형 문정현 이우석 하윤기 이원석 등이 강한 활동력으로 견고한 수비를 보이면서 일본을 위협했다.
단, 보완점도 있었다. 일단, 호킨슨을 1대1로 마크할 빅맨이 부족했다. 귀화 선수가 필요한 이유. 여기에 카와무라의 돌파에 수비가 순간적으로 찢어졌고, 이 틈을 호킨슨이 대량득점으로 연결했다. 이 부분은 하윤기와 이원석이 분투했지만, 리그에서도 지적된 수비 약점 때문이다. 하윤기는 2대2 디펜스에서 드롭성 움직임을 보이고, 이원석은 확실히 스위치 이후 대응이 미숙하다. 이번 대회 충분한 가능성을 보인 만큼 앞으로 보완한다면 카와무라를 중심으로 한 2대2 공격은 좀 더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 귀화선수가 투입되고, 2대2 수비 유기성이 더욱 좋아진다면, 카와무라의 돌파 성공률은 더욱 낮출 수 있다.
단, 대표팀 운영과 구조적 한계는 여전했다. 특히, 아직까지 선정하지 못한 귀화선수의 부재가 승패를 사실상 갈랐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