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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판정논란? 실력으로 보여주자."
지난 21일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부산 KCC와 원주 DB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은 한국농구연맹(KBL) 리그 신기록의 현장이었다. 정규리그 5위 KCC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1패, 최초로 5위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뤄냈다. 당시 KCC 선수들의 눈빛과 파이팅은 남달랐다. '살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반면 1쿼터 중반 역전을 당한 DB 선수들은 이후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한 채 기가 죽은 표정이 역력했다. 결국 80대63, KCC의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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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억울하기도 했다. KCC 구단에 따르면 2차전에서 71대80으로 패했을 때, KBL에 서면으로 판정 설명을 요청해 11개의 오심이 나왔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굳이 공개하지 않았다. '농구판'의 생리를 잘 알기 때문이다. 농구는 플레이 특성상 판정 논란이 늘 따르는 종목이다. 대부분 '패자'에게서 '심판탓'이 단골로 등장한다. 면피용 탈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박빙으로 패했을 때나 호소력이 있지, 큰 점수차나 경기내용 완패일 때는 '비겁한 핑계'로 보일 뿐이다. 게다가 정규리그 내내 10개 구단 공히 판정으로 인한 득-실을 번갈아 겪기 때문에 딱히 특정 팀이 득을 많이 봤다고 단정할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농구계 심판설명회는 '최대한 공정하도록 주의해 달라'는, 심판들에게 심리적 경각심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오심 인정된다 해서 경기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설명회 내용을 공개한들 '판'만 혼탁해지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KCC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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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은 오전 긴급회의에서 "판정 덕을 봤다느니 그런 소리 다시는 나오지 못하도록 실력으로 오늘 제대로 이겨서 증명해주자"고 '죽을 각오'를 했다고 한다. 실제 그랬다. 라건아는 1쿼터에만 블록슛 3개나 기록하는 등 PO 한 경기 개인 블록슛 타이기록(6개)을 세울 정도로 이를 악물었고, 다른 선수들은 살벌한 눈빛과 골 세리머니로 DB와의 기싸움에서 압도했다. '판정 논란'이 되레 KCC의 승부욕을 자극,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KCC 관계자는 "3차전 1쿼터 최준용과 디드릭 로슨이 엉킨 상황에서 최준용에게 개인파울, 로슨에 U파울을 판정한 것에 대해 DB가 문제삼았는데, DB 주장대로 최준용에게 U파울을 주면 더 심한 대응으로, (농구)공으로 최준용을 폭행한 로슨은 퇴장감이다. 퇴장은 출전정지 추가 징계도 나올 수 있었다"면서 "억울함, 분노를 경기력으로 승화시키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