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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부산 KCC가 폭풍 질주 4강행을 이룩했다.
1승만 추가하면 퍼펙트 4강행을 확정짓는 KCC, 벼랑 끝 반전 기회를 잡아야 하는 SK. 경기 전 두 팀 라커룸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전창진 KCC 감독은 신중하다 못해 근심어린 표정이었다.
경거망동 하지 않으려는 의도인 듯 했지만 돌발 부상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승현이 이날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 불가 검진 소견을 받았다. 전창진 감독은 "이승현은 기록에서 나타나지 않는 부분에서 중요한 선수다. 그의 빈자리에 송교창 최준용을 활용해야 하는데 준비해왔던 스쿼드 운용이 바뀌면 혼선이 생길 것 같다"며 우려했다.
전력 공백을 간신히 면한 전희철 SK 감독은 희망을 가지면서도 물러날 곳이 없어 마음을 비운 듯한 표정이었다. "1차전이라 생각하자고 했다"는 전 감독은 "3점슛 성공률에서 상대가 40%대인 반면 우리는 25% 정도인 게 큰 열세 요인이다. 선발 허일영이 3점슛 3개 정도 성공시키며 '간'을 봐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속옷, 넥타이도 여유있게 챙겨왔다"며 10일(4차전)까지 간다는 필승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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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시름이 더 가득한 쪽은 SK 벤치였다. 그토록 바랐던 3점슛이 터지지 않았다. 기대했던 허일영은 3개를 던졌지만 모두 엇나가는 등 SK는 1쿼터에 3점슛 10개 중 성공률 20%(2개)에 그쳤다.
상대가 안 터진 덕에 1쿼터 리드(21-16)에 성공한 KCC는 2쿼터 느슨했던 '정신줄'을 다시 잡았다. 전창진 감독이 가동해 온 달리는 농구 중심의 'B유닛'이 제대로 돌아갔다. 최준용과 알리제 존슨이 대폭발했다. 최준용은 친정팀에 '확인사살'을 하겠다는 듯, 2쿼터 초반 내외곽을 마구 흔들었다. 특히 2쿼터 종료 7분30초 전, 상대의 역공에 밀려 혼자 수비하다가 최부경의 슛을 그림같이 블록한 뒤 송교창의 속공 득점으로 연결한 것은 홈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최준용의 맹활약 덕에 3분38초 만에 KCC는 어느새 38-22로 달아났다. 승부는 사실상 여기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어 존슨이 신들린 외곽포 등으로 SK의 혼을 뺐다. 전반에만 KCC가 성공시킨 3점슛은 무려 11개, 성공률 58%. '슈퍼 미사일'팀으로 변신한 KCC의 기세는 감탄을 떠나 무섭게 보일 정도였다. 전반을 61-34로 마친 KCC는 후반에 큰 힘을 쓸 필요도 없이 4강을 향해 질주했다.
3시즌 만에 4강에 진출한 KCC는 오는 15일 정규 1위 원주 DB를 상대로 4강전에 돌입한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