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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경기는 전광판의 시계가 완전히 '0'이 돼야 비로소 끝이 난다. 그 전까지는 끝이 아니다. '대참사'는 순간적으로 벌어진다. 불과 몇 초 남은 경기라도 방심하면 결과는 뒤집어질 수도 있다.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에이스 박혜진이 종료 1.7초전 날린 역전 3점포로 이 냉정한 진리를 입증했다. 희생양은 인천 신한은행이었다.
3쿼터에 신한은행 에이스 김단비가 침묵했지만, 김애나가 해결사로 나섰다. 우리은행이 다소 앞섰지만, 스코어는 57-56으로 신한은행이 리드한 채 4쿼터를 맞이했다. 하지만 4쿼터에의 '시작'과 '끝'을 박혜진이 장식하며 대역전 드라마가 완성됐다.
박혜진은 4쿼터 9분35초에 코너에서 3점슛을 던졌다. 공이 백보드에 맞았지만, 운좋게 림을 통과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심상치 않은 조짐이었다. 이후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김애나를 앞세워 근소하게 리드했다. 김애나가 종료 4.8초전 재역전 2점슛을 성공하며 73-71을 만들었다. 남은 시간 우리은행이 뒤집긴 쉽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우리은행에는 박혜진이 있었다. 작전타임 이후 시작된 공격에서 홍보람의 패스를 받은 박혜진이 솟아올랐다. 손끝을 떠난 공은 1.7초를 남기고 깨끗이 림을 통과했다. 우리은행 선수들의 환호와 신한은행의 허탈한 아쉬움이 교차한 순간이었다. 신한은행은 1.7초의 기적을 노려봤지만, 마지막 김아름의 슛은 성공하지 못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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