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더 높은 곳 바라보려면, 김단비 의존 줄여야 산다

2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여자농구 신한은행과 하나원큐의 경기가 열렸다. 신한은행 김단비가 하나원큐 수비를 제치며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e-mail]/2021.01.20/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단비 의존을 줄여야 산다.

인천 신한은행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일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리브모바일 부천 하나원큐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12승째(9패)를 따냈다. 지난달 24일 열렸던 용인 삼성생명전부터 6경기 5승을 챙겼다. 그 당시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신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안정권으로 봐야 한다. 이제 시즌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9경기. 5위 부산 BNK와의 승차가 7경기다. 이번 시즌부터 4위까지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최근 잘나가는 팀 중심에는 에이스 김단비가 있다. 김단비는 20일 하나원큐전에서 이번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인 28점을 몰아쳤다. 19일 발표된 4라운드 MVP도 김단비의 몫이었다. 4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21.4득점 8.2리바운드를 찍었다. 2016~2017 시즌 3라운드 MVP 수상 이후 네 시즌만에 받는 라운드 MVP였다.

에이스의 귀환은 반가운 소식이다. 팀 성적까지 좋으니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숙제도 있다. 김단비 혼자만의 농구를 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하나원큐전을 보면 김단비는 1쿼터에만 혼자 13득점을 했다. 센터 자원이 부족한 팀 사정상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도 책임을 져야 했다. 3쿼터 중반까지 사실상 혼자 경기를 이끌다시피했다. 김단비의 기록은 엄청났지만, 최하위팀 하나원큐와 계속해서 접전을 벌였다. 하나원큐는 전 선수가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경기가 풀린 건 3쿼터 중반 이후부터. 김단비의 득점은 주춤했지만, 한엄지와 유승희의 득점이 터지기 시작하면서였다.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가 나오자 팀 공격이 더욱 원활해졌다. 전반 각각 5득점, 3득점에 그치던 한엄지와 유승희가 후반 10점, 6점을 보태준 게 이날의 승부 포인트였다.

결국 아무리 뛰어난 에이스가 있었도, 그 에이스가 외로우면 승리를 따내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과 김단비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나간다면, 청주 KB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 등 전력이 강한 팀들을 상대할 확률이 높다. 에이스 김단비를 중심으로 완벽한 팀 플레이가 나와야 승산이 있다.

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가면 상대가 김단비를 집중 견제할 것이다. 때문에 다른 선수들의 외곽슛이 터지고 해야 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김단비 역시 "하나원큐전 전반에 공격 시도가 너무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후반전을 앞두고 나한테서 득점이 그만 나와야 하다고 얘기했다. 한엄지, 유승희 등이 후반에 살아나며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 내가 공격에만 신경쓰면 체력 문제로 수비를 소홀히 할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이 공격을 해줄 때 그나마 쉴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