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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자컵 강타한 핸드체킹 강화. 박정은 경기본부장에 모든 것을 물었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0-08-21 06:39


핸드체킹 강화에 대한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정은 WKBL 경기 본부장. 사진제공=W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청주에서 열리고 있는 2020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6개 구단 유망주들이 자웅을 벌이는 대회다. 상당히 흥미롭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판정이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의 판정은 크게 바뀐다. 핸디체킹 룰이 엄격해 진다. 연습 경기에서 '손만 대면 파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급격한 변화이고, 선수 개개인 뿐만 아니라 팀의 성적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박신자컵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박정은 경기운영본부장이다. '핸드 체킹 룰'에 관해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여자농구의 레전드다.

박신자컵은 10월 열리는 정규리그 직전 열리는 공식 대회다. 즉, 바뀐 핸디체킹 룰에 대한 마지막 시험 무대다. 당연히 박정은 본부장은 매 경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박정은 본부장을 만나 진행 상황을 자세히 물었다.


─ 일단, 박신자 컵에서 바뀐 핸드체킹 룰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공 가진 선수들에게 수비수 손을 사용한 접촉은 엄격하게 잡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몸싸움을 너무 강하게 허용하다 보니까, 공격 제한이 많았고, 여자농구 재미를 반감시키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 핸드체킹 룰 강화를 고안한 이유는 뭔가요.

연맹 일을 하면서 선수들의 농구를 면밀하게 지켜봤습니다. 제가 선수생활을 할 때에 비해 손을 너무 많이 썼습니다. 몸싸움 허용이 많이 하다 보니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농구로 변했고, 이지 샷이나 턴오버가 많아졌습니다. 수비 역시 사이드 스텝이 기본인데, 크로스 스텝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핸드 체킹을 강화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라 생각했습니다.

─ 외국인 선수제도가 폐지되면서, 득점력 부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반은 맞는 얘기입니다. 제가 연맹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시행해 보고 싶은 제도였습니다. 외국인 선수가 늦게 선수단에 합류하는데, 그렇게 되면 급격한 제도 변화는 부작용이 더 많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외국인 선수가 폐지되고 도입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좀 더 빠르게 핸드체킹 강화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일찍 시작했습니다. 걱정도 많이 됐지만,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십니다.

─ 박신자컵에서 바뀐 판정 기준이 잘 적용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신자컵 직전 연습 경기에서는 혼란한 부분이 많았는데, 선수들의 게임을 치를수록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그동안 손을 쓰는 수비가 농구를 시작하면서 습관화 돼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스텝으로 따라가려는 부분이 보입니다. 제가 그동안 '선수들을 얕잡아 보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각 구단 감독님들도 강조하시면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십니다. 팀 관계자 분들이나 미디어 관계자 분들도 박신자컵 첫날 경기를 보시고는 '생갭다 선수들이 잘 적응한다'는 얘기를 해 주시고 계십니다.

─ 박신자 컵 대회 기간 동안 감독자 회의를 통해 수정, 보완한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감독자 회의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왔습니까

물론 여러 쓴소리도 나왔습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하실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연습 경기 초기에는 파울을 많이 부는데, 하면 할수록 파울을 불지 않나', '농구 특유의 재미는 어느 정도 몸싸움이 허용되어야 하는데, 너무 과도한 핸드체킹 룰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판정기준의 일관성과 인사이드에서 몸싸움 허용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수정,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박신자컵에서는 일단 정해놓은 방향으로 끝까지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감독님들도 '선수들이 적응하고 있고, 나아지고 있다'는 말씀도 해 주십니다.

─ 정규리그에서 수정, 보완 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박신자컵을 통해서 모든 구단이 핸드체킹 룰에 대한 큰 틀은 이해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 외곽 수비에서 손을 쓰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인사이드에서 몸싸움은 좀 더 디테일하게 가다듬을 예정입니다.

─ 박신자컵이 사실상 바뀐 판정 기준을 적용시킬 수 있는 마지막 공식 대회인데, 그 전에 명확한 기준점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충분히 일리있는 얘기입니다. 6월 기술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1달 정도 연습 경기를 지켜본 결과, 선수들이 자신의 핸드체킹을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일단 선수들이 그 부분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박신자컵에서는 각 팀의 대표적 빅맨들이 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이드에서 디테일한 기준을 정립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신자컵 이후 인사이드 몸싸움에 관해서는 디테일한 단계를 잡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많은 파울로 인한 경기 시간의 지연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실제 박신자컵에서는 어떻습니까.

연습 경기 때 1게임에 2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박신자컵에서는 1시간 40분 안팎에서 경기가 마무리 됩니다. 득점력이 올라갔고, 자유투가 좀 많아지긴 했지만, 예년과 큰 경기 시간의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 앞으로 디테일한 보완계획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일단 박신자컵에서 큰 틀은 성공적으로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사이드에 대한 몸싸움은 완화시킬 예정입니다. 단, 철저하게 외곽에서 손을 쓰는 것은 잡지만, 공격이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는 흐름을 끊는 콜들을 줄이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 심판진들도 초기에 상당히 헷갈려 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핸드 체킹은 강화하지만, 콜을 단순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심판 개개인이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을 최소화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공격에 방해되지 않는 터치와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한 기준점을 확립시켰습니다. 3명의 심판조를 계속 동일하게 가져가면서 콜의 기준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U 파울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2개로 나눴습니다. 수비자가 없는 속공 상황의 파울, 그리고 과격하게 때리는 누구나 U파울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만 불기로 합의했습니다.

(박정은 본부장과의 인터뷰는 30분 정도 진행됐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박 본부장은 경기 장면에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는 핸디체킹 강화에 대해 최대한 명확하고 디테일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박 본부장은 "핸드체킹 강화로 선수들이 더욱 재미있고 공격적 농구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것 뿐이에요"라고 했다.) 청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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