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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센 선수들이 몰려오는데, 라건아 버틸 수 있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7-1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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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크고 레벨이 다른 선수들이라는데, 라건아가 버틸 수 있을까.

다가오는 2020~2021시즌 남자프로농구는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시즌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즌 농사의 절반을 책임진다는 외국인 선수들의 면면이 '역대급'으로 화려하기 때문이다.

서울 삼성과 전주 KCC를 뺀 8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원래는 KBL 무대를 거들떠볼 것 같지도 않은 선수들이 대거 KBL 입성을 선언했다. 이름값으로만 보면 역대 최고 수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해외 리그가 올스톱된 가운데 돈도 잘 주고, 환경적으로도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한국이 선수들에게는 새고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시작은 울산 현대모비스의 센터 숀 롱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로 2m8의 큰 키에 나이도 27세로 비교적 어린 유능한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년 전부터 한국팀들이 관심은 가졌지만, 몸값 등을 맞출 수가 없어 데려오지 못한 선수로 분류됐었다.

숀 롱을 시작으로 NBA 경력을 갖춘 선수들이 계속 입단 소식을 알렸다. 경력도 유니폼만 받고 나온 게 아니었다. 안양 KGC가 선택한 얼 클락은 NBA에서 통산 276경기를 뛰었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4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특히 2012~2013시즌 LA레이커스에서 식스맨으로 맹활약해 NBA에 관심 많은 팬들은 클락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당시 함께 했던 동료들이 최근 헬기 사고로 사망한 코비 브라이언트, 파우 가솔, 스티브 내쉬 등이다. KGC는 두 번째 옵션으로 뽑은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도 NBA 경력자다.

고양 오리온이 선택한 제프 위디는 2m13의 최장신으로 NBA 무대에서 207경기를 뛰었다. 가장 최근까지 NBA에서 뛴 선수다. 인천 전자랜드의 헨리 심스(2m8), 부산 KT의 마커스 데릭슨(2m1)도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팀이 외국인 선수 구성을 2m 중·후반대 센터들로 채웠다.

이렇게 외국인 선수들의 강력해지니 걱정이 될 수 있는 팀이 바로 KCC다. KCC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라건아를 영입했다. 라건아를 데리고 있는다는 건, 그를 외국인 선수 첫 번째 옵션과 같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라건아는 최근 수년 동안 KBL 최강 센터로 군림해왔다. 특히 외국인 선수 키 제한이 있을 때는 천하무적이었다. 하지만 키 제한이 풀린 지난 시즌 키가 크고 힘이 좋은 치나누 오누아쿠(원주 DB) 캐디 라렌(창원 LG) 자밀 워니(서울 SK) 등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변수로 더 크고 센 선수들이 들어오니 라건아의 활동 반경이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을 살펴보면 공식적으로 발표된 키가 2m 이하인 선수는 라건아(1m99)를 포함해 워니(1m99), 닉 미네라스(SK·1m99), 리온 윌리엄스(LG·1m96) 뿐이다. 모두 KBL 경력자들이다.

그렇다고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아무리 경력이 화려해도 미국과 해외리그와는 180도 다른 한국농구에 적응하지 못하면 활약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 라건아가 KBL에서 맹활약할 수 있었던 건 빠른 속공 가담, 정확한 중거리슛 등 KBL 농구에 꼭 필요한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KCC 입장에서는 라건아의 짝을 잘 찾아주는 게 중요한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키가 크고, 수비적으로 상대 장신 센터들과 싸워줄 수 있는 자원이 있어야 라건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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