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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게임 메이커" 최준용을 바꾼 문경은 감독의 묘수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10-13 16:50


서울 SK의 최준용. 사진=KBL

[안양=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게임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했다"

13일, 서울 SK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대결을 앞둔 안양실내체육관.

결전을 앞둔 문경은 SK 감독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SK는 올 시즌 막강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개막 4경기 성적은 2승2패. 문 감독은 "1라운드 9경기에서 5~6승을 노려야 할 상황이다. 우리 팀은 개막 전에 터리픽12에 나가는 등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그게 아닌 것 같아서 만족스럽지 않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예상 밖 부진 속에서도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있었다. 한 단계 성장한 최준용(25)의 활약이다. 최준용은 앞선 4경기에서 평균 35분54초 동안 13.5점-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득점력의 변화. 지난 2016~2017시즌 프로에 입문한 최준용은 그동안 평균 8.2점-9점-7.3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확 달라진 모습이다. 경기 평균 2.3개의 3점슛을 꽂아넣으며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문 감독은 "최준용이 비시즌 동안 대표팀에 가서도 슈팅 연습을 꾸준히 했다고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나 역시도 '긴가민가'했다. 하지만 팀에 복귀한 뒤 최준용의 모습을 보면서 놀랐다. 최준용이 공식 훈련 한 시간 전에 코트에 나와 슈팅 연습을 했다. 야간에도 후배들과 함께 한 시간씩 추가 훈련을 했다. 최근 최준용의 플레이가 한 순간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올 시즌 최준용의 변화는 어느 정도 예고(?) 됐다. 지난 1일 열린 미디어데이였다. 당시 울산 현대모비스의 이대성은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최준용을 꼽았다. 이대성은 "얘기를 들어보니 최준용을 위한 패턴이 생겼다고 한다. 문경은 감독님께서 준용이를 위한 패턴을 만들어주셨다고 한다. 준용이가 자신을 '한국의 애런 헤인즈(SK의 해결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헤인즈는 늙었고, 이제는 자신이 해야 할 때라고 했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의 양희종도 "드디어 정신을 차린 최준용이 기대된다.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을 했는데 훈련을 열심히 했다. 기대된다"고 전했다.

문 감독은 "준용이를 위한 패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올 시즌은 외국인 선수가 1명만 뛸 수 있다. 코트 위에서 게임 메이커를 할 수 있는 선수가 한 명 더 필요하다. 준용이에게 궁극적으로는 게임 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감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중한 임무를 맡은 최준용은 올 시즌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변수는 체력이었다. 문 감독은 "전날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출전 시간이 길었다. 시간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략적으로 전반에 체력을 아낀 최준용은 3쿼터 폭발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절묘한 움직임으로 상대에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 기회를 얻었다. 경기가 뻑뻑하게 흘러가자 매서운 손끝으로 상대의 공을 가로채 공격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3쿼터에만 7분51초를 뛰며 7점-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최준용의 활약에 분위기를 띄운 SK는 4쿼터 집중력을 발휘했다. 애런 헤인즈와 김민수의 득점포가 폭발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최준용은 골밑에서 궂은 일을 하며 착실히 힘을 보탰다. SK는 KGC인삼공사를 81대70으로 제압하고 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준용은 25분41초 동안 10점-8리바운드-4도움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안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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