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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별분석] 이대성과 라건아, 레바논전 어떻게 폭발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8-11-29 21:19


이대성이 폭발했다. 강력한 압박과 내외곽을 휘젓는 저돌적 움직임은 강렬했다.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한국이 레바논을 눌렀다.

2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2라운드 E조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84대71로 완파했다.

사실 쉽지 않았던 경기. 레바논은 이란과 더불어 중동 특유의 터프함과 테크닉을 지닌 상대다. 항상 2010년대 아시아 선수권대회 길목에서 한국의 앞길을 막았다. 한국 농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날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강력한 수비와 장신 포워드를 앞세운 한국 대표팀의 경쟁력은 상당했다. 쿼터별로 분석했다.

1쿼터=양희종의 수비 가치

예상했던 베스트 5가 나왔다. 센터 아터 마족, 가드 아미르 사우드, 포워드 알리 하이다르가 핵심. 한국은 라건아 양희종 오세근 김선형 이정현이 선발로 나섰다. 일단 초반 중요했다. 라건아와 오세근의 협력으로 마족의 높이를 묶고, 양희종이 내외곽이 능한 하이다르를 묶는 다는 의도. 여기에 김선형과 이정현을 내세우면서 트랜지션과 외곽을 동시에 노리겠다는 복안.

초반 레바논이 행운이 따랐다. 공격 제한시간을 두고 양희종이 블록했지만, 3점 파울로 선언됐다. 한국은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라틀리프의 1대1 공격이 마족에게 번번이 막혔다.

하지만, 수비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경기 전 김상식 대표팀 감독은 "2대2 수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상당히 실전적인 방안이다. 사실, 레바논의 공격은 픽&롤, 픽&팝의 기본적 2대2와 마족을 이용한 골밑 공격이 대부분. 한국은 가드와 센터가 협력, 상당히 강한 헷지(스크린을 받은 공격자를 센터 수비가 압박해 슛을 주지 않는 세부 전술)를 사용했다. 이 때, 골밑 마족에게 틈이 생겼다. 하지만, 그에게 가는 패스를 양희종이 모두 스틸해냈다. 2개의 스틸은 그렇게 나왔다.

양희종은 강한 대인 마크와 스틸을 통해, 한국 수비의 중심을 잡았다.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지만, 상당히 뛰어난 팀 공헌도.

결국 14-14, 1쿼터는 동점. 하지만, 분위기는 한국이 괜찮았다.

2쿼터=레바논의 반격

센터 마족은 확실히 위협적이었다. 라건아의 돌파 후 완벽한 오픈 찬스가 미드 사이드에 생겼다. 하지만 이승현의 슛을 마족이 엄청난 높이로 블록. 게다가 레바논은 한국의 2대2 수비의 저항이 심하자, 기민한 패싱으로 코너 3점포를 깨끗이 성공시켰다. 흐름이 레바논으로 넘어가려는 찰나, 박찬희가 골밑 돌파와 미드 레인지 점퍼로 4득점. 이후 이대성이 상대 가드를 강력한 압박으로 실책을 유도한 뒤 박찬희의 3점포가 터졌다.

흐름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듯 했다. 하지만, 또 다시 레바논은 높이를 이용한 골밑 공격으로 쉽게 득점. 재역전에 성공했다. 21-24. 레바논의 리드.

이때 한국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마족의 높이를 의식, 미드 점퍼가 계속 부정확했다. 반면, 레바논은 아마드 이브라임이 정확한 외곽포로 림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결국 흐름을 끊지 못하면서, 무려 11실점. 24-35, 11점 차로 스코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레바논의 강압수비도 상당히 거셌다.

작전타임 이후, 이대성의 3점포. 27-35, 8점 차로 전반전이 끝났다. 레바논의 골밑은 생갭다 강했고, 강한 압박도 만만치 않았다.


확실히 레바논 마족은 위력적이었다. 2m 신장제한은 확실히 국제경쟁력에서는 독이다.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3쿼터=체력이 변수가 되다

후반, 레바논의 움직임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트랜지션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빠른 공격으로 인해 골밑과 미드 레인지에 오픈 찬스가 났다. 김선형의 골밑돌파, 그리고 이정현의 3점포. 라건아가 미드 레인지 점퍼를 계속 꽂았다.

결국 역전. 이후, 라건아는 골밑 슛과 미드 점퍼로 또 다시 득점. 이때, 레바논 가드들의 개인기가 발휘됐다. 외곽 에이스 사우드가 미드 점퍼를 꽂은 뒤 날카로운 패싱으로 3점포까지 연결.

양희종의 파울 트러블로 들어간 이대성이 과감한 골밑돌파와 라건아와의 2대2 플레이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확실하 체력이 떨어진 레바논은 트랜지션이 전반적으로 늦었다. 세트 오펜스에서도 압박이 허술해졌다. 결국 55-52, 3점 차 한국의 리드.


라건아는 후반, 마족의 높이를 확실히 넘었다. 후반 레바논의 골밑을 지배했다.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4쿼터=이대성과 라건아, 폭발하다

이정현의 3점포가 터졌다. 한국은 점점 점수를 벌리기 시작했다. 이대성의 전광석화같은 골밑돌파, 마족의 블록이 선언됐지만, 사실 골텐딩이었다. 내려왔을 때 쳤다.

이후, 속공 상황이 나왔다. 이대성의 슛이 불발, 하지만 라건아가 풋백 덩크를 시도, 자유투를 얻었다. 스피드가 현격하게 늦어진 레바논.

이대성의 독무대였다. 또 다시 속공으로 라건아의 슬램 덩크를 도왔다. 이후, 스틸을 한 뒤 넘어지면서 공격권을 획득, 이정현의 3점포로 연결이 됐다. 66-54, 12점 차이.

분위기가 완벽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안정적 세트 오펜스가 이어졌다. 이대성이 스크린, 라건아가 골밑에서 볼을 받은 뒤, 정면 김선형에게 연결했다. 그대로 3점포.

라건아와 이대성이 골밑과 외곽에서 공격을 완벽히 주도했다. 2쿼터 한때,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두 선수. 하지만 상대의 압박이 약화되면서, 그리고 몸이 풀리면서 레바논의 내외곽을 자유자재로 휘저었다. 그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강력한 활동력과 중동의 파워에 뒤지지 않는 몸싸움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라건아는 전반 마족과의 1대1에서 고전했지만, 이후, 완벽히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골밑을 지배했다. 이대성은 상대 가드를 강력히 압박하면서 트랜지션을 강화하는 출발점이 됐다. 3점포 뿐만 아니라 틈을 놓치지 않은 전광석화같은 골밑 돌파로 레바논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13점 차 낙승.

여전히 세부적 약점들이 존재하지만,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었던 대표팀 경기력이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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