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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전주 KCC에 11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시즌 개막 전 우승후보 중 하나였던 팀이 간판 선수 하승진의 부상 이후 휘청거렸고, 급기야 추승균 전 감독이 지난 15일 자진사퇴 형식으로 팀에서 물러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험로가 펼쳐진 것이다.
하지만 11월은 '희망의 달'이기도 했다. 추 전 감독의 퇴임 이후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 대행이 빠르게 선수단을 수습해나가며 몇 가지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그먼 감독 대행 체제로 KCC는 4경기를 치렀다. 2연승 뒤 2연패로 5할 승률을 기록했다. 잘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영 형편없던 건 아니다. 어쨌든 감독 사퇴 후 어수선한 팀을 이끌고 여러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KBL리그는 25일 이후 열흘간 휴식에 들어간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기간에 A매치 휴식기를 갖기 때문이다. 각 팀의 주요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공식 휴식기는 11월26일부터 12월5일까지 10일간이다. 그러나 KCC는 12월 6일과 7일에도 경기가 없어서 12일을 쉬게 된다. 휴식기 이후 첫 매치는 8일 전주 SK전이다.
이 기간이 KCC에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그먼 감독대행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농구 스타일을 선수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그먼 감독대행은 지난 15일부터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된 이후 10일간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매 경기를 무사히 넘기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수비 전략이나 선수들의 인식 변화에 관한 시도를 많이 했지만 그걸 선수들이 받아들일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12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선수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볼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이 시간을 오그먼 감독대행과 KCC 선수들이 어떻게 활용하는 지에 따라 3라운드 이후의 행보가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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