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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손가락 부러진 최진수, 대박 FA 가치 보여줬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10-14 18:49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8-2019 KBL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각 구단 감독과 대표선수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출사표를 밝혔다. 올시즌 포부를 밝히고 있는 최진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0.10/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왜 최진수에게 거액을 투자한 지 보여준 경기였다.

오리온은 14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97대89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주포 허일영이 발목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상황. 여기에 FA 대박 계약을 맺으며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한 최진수가 최근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추 감독은 "최진수가 착실하게 준비를 잘했는데 아쉽다. 최진수의 역할을 대체할 사람이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뛸 수는 있다. 하지만 하필 다친 손가락이 슛을 던지는 오른 손가락. 최진수는 중요한 타이밍 조커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베스트5 명단에서도 빠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 최진수는 손가락이 부러진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다. 1쿼터 교체로 나와 손가락이 다칠 수 있는 볼 경합 장면에도 몸을 날렸다. 양팀 모두 긴장이 극심한 개막전 첫 쿼터 차분하게 득점을 이끌었다. 2쿼터에는 3점슛까지 터뜨렸다. 최진수의 활약 속에 오리온은 3쿼터까지 접전으로 경기를 마쳤다.

승부처인 4쿼터.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뛸 수 없어 국내 선수의 활약이 필요한 시간. 최진수가 4쿼터 초반 적극적으로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한 후 골밑슛틀 터뜨리며 계속해서 끌려가던 경기를 74-72로 역전시켰다. 최진수는 접전 상황 다시 한 번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며 최승욱의 3점슛을 도왔고,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속공을 치고 나가 최승욱에게 노마크 레이업 찬스를 내줬다. 이 연속 5득점으로 오리온은 스코어를 83-76으로 벌리며 승기를 가져왔다.

16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득점은 외국인 선수들이 더욱 많이 했지만, 최진수가 코트에서 보여준 존재감이 매우 컸다. 리더로서 중심을 잡고,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동료들의 찬스를 봐줬다. 경기 중 수시로 추일승 감독과 상의를 하며 작전을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모습이 지난 시즌과 달랐다. 이 전까지는 자신의 좋은 운동 능력을 믿고 무대포처럼 돌진만 했던 최진수였다. 오리온이 계약기간 5년, 첫 해 보수 총액 6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어줘 '오버페이'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최진수가 첫 경기에서 경기력과 투혼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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