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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왜 최진수에게 거액을 투자한 지 보여준 경기였다.
뛸 수는 있다. 하지만 하필 다친 손가락이 슛을 던지는 오른 손가락. 최진수는 중요한 타이밍 조커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베스트5 명단에서도 빠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 최진수는 손가락이 부러진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다. 1쿼터 교체로 나와 손가락이 다칠 수 있는 볼 경합 장면에도 몸을 날렸다. 양팀 모두 긴장이 극심한 개막전 첫 쿼터 차분하게 득점을 이끌었다. 2쿼터에는 3점슛까지 터뜨렸다. 최진수의 활약 속에 오리온은 3쿼터까지 접전으로 경기를 마쳤다.
16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득점은 외국인 선수들이 더욱 많이 했지만, 최진수가 코트에서 보여준 존재감이 매우 컸다. 리더로서 중심을 잡고,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동료들의 찬스를 봐줬다. 경기 중 수시로 추일승 감독과 상의를 하며 작전을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모습이 지난 시즌과 달랐다. 이 전까지는 자신의 좋은 운동 능력을 믿고 무대포처럼 돌진만 했던 최진수였다. 오리온이 계약기간 5년, 첫 해 보수 총액 6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어줘 '오버페이'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최진수가 첫 경기에서 경기력과 투혼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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