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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DB를 지키는 두 기둥, 김주성-윤호영의 가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1-17 11:40


◇원주DB 김주성(가운데)이 16일 안양 KGC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두경민, 윤호영 등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BL

"그 선배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여기 있다."

이번 시즌 완전히 에이스로 거듭난 원주 DB 가드 두경민이 말했다. 1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홈경기에서 92대89로 3점차 신승을 거둔 직후다. 이날 DB는 정말 행운이 따른 덕분에 이겼다. 동점상황이던 종료 1.5초전에 터진 디온테 버튼의 3점포가 결국 승리를 결정지었다.

하지만 두경민은 이날 승리의 요인을 김주성-윤호영 등 두 명의 베테랑들에게서 찾고 있다. 사실 두경민의 발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이날 승리의 버팀목이 되어준 데에 관한 고마움이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전반에 걸친 두 선배들의 숨은 공헌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두경민은 "보이지 않는 공헌도라고 흔히 표현하는데, 두 선배들은 그런 면에서 정말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면서 "그 덕분에 우리가 지금 우리가 여기(1위)에 있다"고 한 것이다.

이날 KGC전에서도 그런 숨은 영향력은 분명 큰 힘을 발휘했다. 두 선수가 긴 시간 뛰면서 화려한 득점행진을 벌인건 분명히 아니다. 김주성은 12분9초를 뛰면서 리바운드 3개와 블록슛 1개만을 기록했다. 윤호영도 17분48초 동안 코트에 나와 5득점에 2어시스트 2블록슛을 남겼다. 승부처였던 4쿼터에 3점포를 터트렸다.

그러나 이런 숫자의 이면에 숨은 두 선수의 영향력은 두경민의 말처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일단 수비적인 면에서 기여도가 크다. 두 선수가 포스트에서 버티면 상대가 골밑을 파고들기가 까다롭다. 특히나 윤호영은 수비 범위가 매우 넓은데다 상대의 공격 패턴을 예측해 차단하는 장면을 종종 연출한다. 이날도 가로채기 1개와 굿디펜스 1개를 추가했다.

이들의 시너지는 특히 4쿼터 초반에 빛을 발했다. KGC는 65-68로 4쿼터를 맞이했다. 그러나 4쿼터 시작 후 3분이 넘도록 득점을 하지 못했다. 3분23초가 지나서야 겨우 큐제이 피터슨이 2점슛을 하나 넣었을 뿐이다. 윤호영과 김주성이 파놓은 함정에 오세근이나 양희종 등이 고전했다. 게다가 데이비드 사이먼은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소극적으로 변했다.

사실 이런 타이밍에 DB가 좀 더 공격에 집중해 점수차를 벌려놨다면 무난히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비에서 성공했음에도 공격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DB역시 잦은 턴오버 등으로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그래서 경기 막판까지 혼전이 펼쳐진 셈이다. 바꿔 말하면 김주성과 윤호영의 수비적 기여가 없었다면 KGC에 허를 찔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경민은 바로 이런 이유로 두 선배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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