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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절대상수' 맥클린 '강력변수' 최진수, KCC 침몰시키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7-12-15 20:58


오리온 맥클린은 이날 KCC에게 절대 벽이었다. 덩크슛 장면, 사진제공=KBL

같은 '3'의 굴레. KCC가 많이 유리해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오리온이 KCC를 눌렀다. 오리온은 3연패를 끊었고, KCC는 3연승이 끊어졌다.

오리온은 1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홍삼정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KCC를 86대81로 눌렀다. 절대적 '상수'와 강력한 '변수'가 맹활약한 오리온이었다.

버논 맥클린은 41득점을 퍼부으며, KCC의 골밑을 초토화시켰고, 3쿼터 중반 투입된 최진수는 에밋의 효율적 수비와 함께 6득점, 3리바운드를 승부처에서 집중했다.

3-2 지역방어의 덫

2년 전 챔피언 결정전에서 오리온은 변형 3-2 지역방어로 KCC 안드레 에밋 봉쇄법을 연출했다. 당시, 김동욱이 에밋을 전담마크하면서 골밑으로 침투할 경우, 이승현과 애런 헤인즈가 순간적으로 에워싸는 방식의 3-2 지역방어였다.

강력한 골밑 돌파와 정확한 3점슛을 가진 에밋의 유일한 약점은 드리블로 미드 레인지 지역으로 치고 들어간 뒤 던지는 점프슛이었다. 이 약점을 최대한 괴롭힌 맞춤형 변형 전술이었다.

올 시즌 오리온의 전력은 많이 약화됐다. 당시 우승 주역인 에밋, 김동욱, 이승현이 없다. 하지만 3-2 지역방어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전반전 내내 KCC는 이 지역방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좀 더 냉정히 말하면 KCC의 경기내용이 그리 좋지 않았다.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는 KCC. 하지만 간헐적으로 보이는 개인 성향의 플레이가 오리온의 수비에 막혔다. 기본적으로 지역방어는 하이 포스트(자유투 부근)에 볼이 투입된 뒤 좌우로 패스를 뿌리면 자연스럽게 찬스가 생긴다.

그러나 로드는 1대1 공격이 많았고, 외곽의 움직임도 원활하지 못했다. 반면 오리온은 골밑의 버논 맥클린과 허일영 콤비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맥클린은 돌파의 70% 이상이 오른쪽으로 향한다. 이 사실을 KCC 센터진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맥클린은 고집스럽게 오른쪽으로 돌파하면서 정교한 훅슛을 터뜨렸다. 또는, 하승진과 찰스 로드의 기동력을 능가하는 속공 가담으로 KCC의 허를 찔렀다. 맥클린은 전반에만 18점을 집중했고, 허일영도 8점(야투율 100%)을 넣으며 오리온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결국 3연패 중인 오리온은 전반 3연승을 달리는 KCC에 41-38로 리드를 잡았다. KCC 찰스 로드는 2쿼터 5분34초를 남기고 골밑으로 덩크슛을 꽂으려던 저스틴 에드워즈를 완벽하게 블록슛한 뒤 특유의 양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 집중력은 떨어진 모습이었다.


오리온 최진수. 이날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지만, 3쿼터 중반에 투입, 승패를 결정짓는 강력한 변수가 됐다. 3점슛 장면. 사진제공=KBL
'절대 상수' 맥클린, '강력 변수' 최진수

경기는 팽팽했다. 좀처럼 오리온은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맥클린의 골밑 장악력은 여전했다. 자극받은 로드가 약간은 '무리'한 돌파를 시도해 봤지만, 오히려 팀 공격을 끊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KCC는 이정현과 에밋이 간헐적으로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오리온을 줄기차게 추격했다. 오리온은 에밋의 공격이 거세지자, 헤인즈의 팔꿈치에 안면을 맞은 최진수를 복귀시켰다. 오른쪽 눈의 멍이 선명한 최진수는 3쿼터 후반 투입, 두 차례나 에밋의 수비에 성공했다. 전반 통렬한 로드의 블록슛에 당했던 에드워즈는 3쿼터 2분29초를 남기고 강력한 리벤지 '블록슛'을 로드를 향해 성공시키면서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4쿼터 초반 갑작스러운 변수가 등장했다. 사실 최진수는 이날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원정동행도 쉽지 않았지만, 최진수 스스로가 출전의지를 다지면서 전주까지 내려왔다.

최진수는 8분58초를 남기고 이정현의 골밑슛을 블록한 이후 버저비터 뱅크슛 3점슛을 터뜨렸다. 갑자기 스코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최진수가 수비 리바운드를 따낸 뒤 맥클린의 저돌적 골밑 돌파가 2차례나 이어졌다.

팽팽하던 균형이 깨졌다. 73-61, 12점 차의 오리온 리드. 남은 시간은 7분20초.

오리온의 기세는 계속됐다. 맥클린을 도저히 제어할 수 없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로드를 4쿼터에 내보낼 수 없었다. 맥클린은 하승진의 수비를 강렬한 골밑 돌파로 잇달아 무너뜨렸다. KCC 벤치에서 가드진의 더블팀을 시도했지만, 맥클린은 뛰어난 패싱능력으로 외곽 오픈 찬스를 잇따라 만들어냈다.(오리온의 외곽포가 터졌다면 사실상 KCC가 완전히 무너질 게임이었다.)

KCC는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이정현과 에밋이 중심이 됐다. 김민구의 속공 레이업이 성공하면서 79-71, 8점 차까지 추격했다. 남은 시간은 3분 5초.

이때, 맥클린이 빼준 패스를 최진수가 오른쪽 사이드에서 잡았다. 3점포가 그대로 통과했다. KCC 입장에서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이후, 최진수는 에밋의 골밑 돌파를 블록했다.

골밑을 완벽히 지배한 맥클린이 승리의 일등 공신. 맥클린이 절대 '상수'라면, 최진수는 '강력한 변수'였다. 출전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4쿼터 KCC 추격 흐름을 완벽히 끊어버렸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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