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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땅 굳는다' KGC-사익스 동행 결말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1-31 21:23


KGC의 키퍼 사익스가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제공=KBL

2번의 고비를 넘기고, 결국 살아남았다.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훨훨 나는 일만 남았다.

안양 KGC 외국인 포인트 가드 키퍼 사익스가 팀에 잔류하게 됐다. 전주 KCC 이지스에서 안드레 에밋의 대체 선수로 뛰던 언더 사이즈 빅맨 에릭 와이즈와 교체를 검토했던 안양 KGC인데, 31일 구단 내부 회의 끝에 사익스를 안고 가는 걸로 최종 결정을 했다. 안양 KGC는 지난주 와이즈 영입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했고, 김승기 감독은 "3경기에서 사익스의 활약을 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었다. 30일 서울 삼성 썬더스전 맹활약이 잔류에 영향을 줬다. 서울 삼성에 3연패중이던 안양 KGC는 이 경기에서 사익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했다. '삼성 공포증' 탈출이다.

우승을 노리는 안양 KGC로선 2위 서울 삼성이 향후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서울 삼성에는 빅맨형 단신 외국인 선수 마이클 크레익이 버티고 있고, 안양 KGC는 크레익과 매치업 문제를 풀지 못해 3라운드까지 전패했다. 이 때문에 언더 사이즈 빅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사익스의 1차 고비는 지난해 12월 찾아왔다. 울산 모비스 피버스에서 뛰던 마커스 블레이클리 영입 추진 과정에서였다. 블레이클리가 안양 KGC행을 거부해 무산됐다. 이후 김 감독은 "삼성전 6연패를 해도 좋다", "사익스 문제와 별개로 감독이 해법을 찾아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데 전주 KCC에서 나온 와이즈가 눈에 들어왔다. 안양 KGC는 규정 안에서 하는 일이라지만 인간적으로 너무한 처사라는 비판을 들어가면서까지 와이즈 영입을 저울질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드 김기윤이 허리 디스크 증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이 변수로 작용했다. 오세근 외에 김민욱, 최현민 등 골밑 자원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계산에 사익스가 재신임을 받게 된 것이다.

논란이 있었지만, 어찌됐든 사익스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안양 KGC 유니폼을 입고 이번 시즌을 끝까지 치를 수 있게 됐다. 안양 KGC 관계자는 "규정 안에서 이뤄진 일이고, 어떻게 하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는 가운데 발생한 문제였다. 사익스도 프로 선수답게 팀 사정을 잘 이해해줬고, 맡은 역할을 잘해줬다. 마음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있다. 남은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사익스도 '쿨'했다. 사익스는 잔류 확정 후 "구단에 서운한 감정은 전혀 없다. 그저 나를 믿어줘 고마운 마음 뿐이다.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이 있는데, 과연 KGC와 사익스의 동행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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