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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이 신나야 SK가 산다.'
서울 SK 나이츠는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 이지스전에서 77대70으로 승리하며 새해 첫 승리를 따냈다. 4연패 탈출.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의 승차를 4경기로 줄였다. SK는 1월 말 센터 최부경이 상무에서 전역해 돌아오기에 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SK의 연패 과정, 그리고 KCC전을 보면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충분히 대등한 경기를 하다, 승부처에서 무너지고 마는 것. KCC전도 쉽게 이겨야 할 경기인데 막판 상대에 추격을 당했다. 결국 이 문제는 리딩 가드 문제로 연결된다. 승부처에서 가드가 경기 흐름을 냉정히 읽어내야 상대 추격 흐름을 끊을 수 있고, 또 자신들이 치고 올라갈 때 탄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SK가 무너지는 동안 김선형의 역할론이 집중 조명됐다. 김선형은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니다. 모비스 양동근, 서울 삼성 썬더스 김태술 스타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의 농구 용어로 하면 '듀얼 가드'다. 리딩도 하지만, 득점에 더 치중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김선형의 경기 운영 능력에는 항상 의문 부호가 붙어왔다. 차라리 포인트가드가 아닌 슈팅가드로 쓰는 게 훨씬 낫다는 의견을 내세우는 전문가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현실에서 김선형이 1번(포인트가드)으로 SK를 이끄는 게 맞다. 다른 대안이 없다. 그렇다면 김선형이 더 편하게 코트를 누빌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최근 김선형의 농구에는 경기 리딩과 득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묻어나오고 있다. 주득점원 테리코 화이트와 뛸 때 그 문제가 자주 노출된다. 화이트에게 공격이 지나치게 몰리다보니 다른 선수들이 죽는다. 그 대표적 희생양이 김선형이다.
화이트가 던지는 족족 넣어주면 문제가 없지만, 해결이 되지 않을 때 팀이 급격하게 무너진다. 차라리, 김선형 중심의 공격에서 파생되는 찬스를 화이트가 해결해줄 때 SK 경기력이 더 좋았다. 김선형은 자신의 농구가 풀리기 시작하면 득점 뿐 아니라 리딩까지 살아나는 스타일이다. 리딩에 대한 압박을 줄여주고, 그를 신나게 해줄 필요가 있다. SK가 이긴 10번의 경기 중 딱 1경기(11월29일 부산 kt 소닉붐전, 9득점)를 제외하고 나머지 9경기에서 김선형이 15점 이상을 득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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