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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와 전주 KCC의 프로농구 경기가 1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렸다. 전자랜드가 85-83의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포웰이 환호하고 있다. 양팀은 이틀 전 허버트힐과 포웰을 맞트레이트 한 후 첫 대결이다. 전자랜드는 10승 19패로 8위, KCC는 16승 13패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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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자프로농구의 인기 하락세를 감안하면 절대 적지 않은 관중수다. 13일 인천삼산체육관에 이 많은 관중이 들어왔다.
리카르도 포웰의 힘이 발휘됐다. 지난 시즌가지 3시즌 연속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서 뛰며 주장 역할까지 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포웰. 이번 시즌에는 처음 전주 KCC 이지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11일 단행된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12일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고 부산 kt 소닉붐 원정경기 승리를 이끌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공교롭게도 바로 이어진 경기가 KCC와의 트레이드 매치. 이런 스토리텔링이 있는 경기라면 팬들이 돈을 주고 경기장을 찾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는 비판을 받아야 하는게 맞다. 포웰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에 뽑힌 선수. 그리고 반대 급부였던 허버트 힐은 1라운드 선발 선수인 안드레 스미스 대체 선수로 전자랜드에 입단했다. 규정상 1라운드 선수와 2라운드 선수가 맞바뀌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이 규정은 이번 시즌이 열리기 전인 5월 새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힐의 경우 원래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가 아닌 대체 선수라는 이유로 KBL이 이 트레이드를 허락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하승진의 부진으로 정통 센터를 원했던 KCC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트레이드. 메인 스폰서인 KCC의 편의를 봐준 결정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트레이드가 팬들에게는 좋은 볼거리로 다가왔다. 포웰이 전자랜드에 돌아와 흥에 겨워 농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동료들도, 팬들도 절로 즐거워진다. 전자랜드의 농구가 포웰의 가세로 신바람이 난다. 여기에 KCC전은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어떻게 보면 서러울 수 있는 포웰이 KCC를 상대로 맹활약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고, KCC 벤치를 향해 자극적인 세리머니를 하는 등 신경전도 보여줬다. 프로 무대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아니 있어야 하는 장면. 우리 프로농구 선수들은 특유의 라이벌 관계 등 스토리 텔링 없이 아마추어처럼 묵묵히 농구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기가 점점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렇게 전자랜드와 KCC의 새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지면 프로농구를 지켜보는 재미가 더 커질 수 있다. 만약, 전자랜드가 다음 전주 원정을 간다면 KCC 홈팬들이 체육관을 가득 채워 힐을 응원하고 포웰에게 애정 섞인 야유를 보내면 경기는 더 재밌어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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