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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투율 반등 삼성생명, 전환점 마련할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1-10 09:56


삼성생명 최희진의 3점슛 장면. 사진제공=WKBL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은 사실 쉽지 않아 보였다.

냉정하게 놓고 보면, 리빌딩을 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았다. 팀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당위성은 분명히 있었다.

주축 포인트가드 이미선은 올해 36세다. 여전히 최상급 리딩과 패스능력을 지녔다. 경쟁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20분 이상 소화할 경우 체력적 부담감과 함께 경기력 저하 현상이 있다.

올 시즌 첫 지휘봉을 잡은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과감한 체질개선을 얘기했다. 누군가 해야 하지만, 쉽지 않았던 문제다.

이 부분은 그동안 삼성생명의 딜레마와 연결이 된다. 성적을 내야했고, 4강 탈락(현재 3강)만은 면하려는 모습이 있었다. 유망주의 수급은 계속 늦춰졌다. 결국 리빌딩은 점점 더 멀어졌다. 박정은(현 코치) 이미선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됐고, 팀 체질은 개선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삼성생명이 가진 딜레마였다.

결국 임 감독은 이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깨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팀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2~3년 안에 삼성생명이 우승할 확률은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첫번째 단계는 '이미선에 대한 의존도 줄이기'였다. 대한민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워낙 뛰어난 포인트가드다. 전성기 시절 그는 당연히 팀의 주축이었다. 박정은 코치와 함께 에이스였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도 팀내 유망주들이 이미선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있다는 게 문제다. 그녀의 장점을 흡수하고, 코트에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함께 코트에 서면 여전히 결정적 순간, 그에게 의존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결국 임 감독은 이미선에 대한 출전시간을 조절했다. 평균 15분 정도를 예고했고, 이미선 역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물론 지난 6일 신한은행전에서는 27분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였다.

이미선 출전 15분의 의미는 '체력적 한계치인 30분 이상의 과도한 출전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훈련은 효율적이었다. 세세한 수비 위치를 가르쳐주면서도 창조적인 플레이를 강조했다. 하루 꼬박꼬박 300개씩의 슈팅훈련도 계속 시켰다.

9일 KB전에서 3점슛 4개를 폭발시킨 최희진은 "2연패를 하는 동안 삼성생명 선수들은 슈팅 연습도 안한다는 댓글을 보고 너무 속상했다. 실제 훈련은 너무나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개막전 이후 2경기에서 야투율 저조 현상은 극심했다. 실전에서 치러야 할 성장통이었다.

임 감독은 "선수들이 확실히 부담감이 많았다. 계속 연습한대로 패턴은 잘 이뤄진다. 그런데 마지막 피니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심리적인 문제가 컸다"고 했다.

실제 삼성생명의 올 시즌 농구를 보면 끊임없는 침투(백도어, 커팅)와 하이-로 게임(특히 자유투 부근에서 골밑으로 전달되는 패스는 괜찮다)이 잘 이뤄진다. 아직까지 해결능력이 부족하지만, 기본적인 공격 패턴 과정은 매끄럽다.

KB전 첫 승을 따낸 원동력이다.

박하나는 "그동안 선수들 전체적으로 많이 조바심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경기(KB전)를 기점으로 슈팅에 자신감을 되찾을 것 같다"고 했다.

삼성생명은 드디어 마수걸이 1승을 따냈다. 그동안 패배의 원인이었던 야투율이 극적으로 회복됐다. 앞으로 경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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