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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이 1일 이란과의 8강 전에서 슛을 쏘고 있다. 사진제공=FIB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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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장 잘했다."
각종 악재 속에 분전한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지만 끝내 '리우행'은 무산됐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제28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이란과의 8강전에서 62대75로 패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19개나 허용하는 등 리바운드 싸움에서 24-44으로 크게 밀린 결과였다. 이번 대회는 우승 팀에게 2016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2~4위 팀은 올림픽 최종 예선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FIBA 랭킹 28위 한국은 17위 이란을 무조건 꺾어야 했지만 1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의 기적은 없었다. 이란은 2007, 2009, 2013년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아시아 최강다웠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 선수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앞선에서부터 상대가 워낙 강하게 압박해 양동근(울산 모비스) 조성민(부산 KT) 등의 움직임은 막혔다. 모처럼 골 밑에 공이 투입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슛을 던질 타이밍에서 우리 빅맨들은 주저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하메드 하다디의 블록슛을 의식한 결과였다. 8-23. 1쿼터부터 크게 밀린 한국은 단 한 번도 리드를 하지 못한 채 결국 13점 차로 패했다.
그나마 소득은 2쿼터에서 나온 최준용(2m01 연세대)이었다. 김동광 감독은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1쿼터 종료 후 양동근 문태영 대신 김태술 최준용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최준용은 김태술과 외곽에 위치에 공을 배급하며 상대를 당황시켰다. 때론 과감한 골밑 돌파로 수비를 흐트러 뜨렸고, 자신에게 두 명의 수비를 몰리면 곁에 있는 이종현에게 어시스트를 해 득점을 도왔다. 하다디를 잡고 물고 늘어지며 적극적으로 막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최준용은 2m가 넘는 키에 포인트가드를 볼 수 있는 자원이다. 2년 전부터 대표팀에 승선해 경험도 쌓았다. 조성민과 김태술은 "농구 센스가 좋은 선수"라고 그를 표현했다. 다만 강 팀 이란을 맞아 과연 먹혀들까, 라는 의구심도 많았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적극적으로 하는 플레이가 좋았다. 최준용이 활발하게 움직이자 다른 곳에서 공간이 열리는 효과도 나타났다. 김동광 감독도 경기 후 "오늘은 최준용이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앞으로 더 성장할 선수"라고 말했다.
창사(중국 후난성)=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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