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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판부터 뜨거웠던 SK-kt 통신사 라이벌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01 20:52



프로농구 최고 뜨거운 라이벌 부산 kt 소닉붐과 서울 SK 나이츠. 두 굴지의 통신사 라이벌 간의 시즌 첫 맞대결이 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렸다. 양팀의 경기는 순위, 전력에 관계 없이 언제나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날 시즌 첫 번째 경기도 여지 없었다. 경기 내내 뜨거운 혈전을 벌인 사연 많은 양팀의 대결, 최종 승자는 SK였다. SK가 84대72로 승리하며 4승4패 5할 승률을 맞췄다. 나란히 3승4패를 기록하던 kt는 한 걸음 뒤처지게 됐다.

엇갈린 이적생들의 운명

라이벌 관계를 떠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선수들이 많은 경기라 더욱 흥미로웠다.

SK는 시즌을 앞두고 주포였던 포워드 박상오를 kt로 떠나보냈다. 그러면서 오용준을 데려왔다. 여기에 SK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권으로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을 선택했다. 지난 3시즌 동안 정들었던 코트니 심스는 후순위에 kt의 부름을 받았다.

심스가 경기 시작부터 독기를 품고 뛰었다. 심스는 1쿼터에만 12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불을 뿜었다.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는 듯 열심이었다.

반면, SK를 거쳐 친정 kt에 돌아온 박상오의 감회는 더욱 새로웠을 듯. 그래서인지 몸에 너무 힘이 들어간 모습이었다. 누가 봐도 의욕은 넘치는게 보이는데, 힘이 빠지지 않으니 무리한 슛과 플레이가 이어졌다. 7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도 팀의 중심으로 끝까지 선수들을 다독이며 최선을 다했다. SK에 건너와 주장의 중책을 맡은 오용준은 이날 경기 조용하다 4쿼터 승리에 쐐기를 박는 미들슛 2방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SK 롤러코스터, 라이벌 상대로는 올라갔다

경기 초반을 앞서나간 쪽은 kt. 전반 심스와 이재도의 투맨쇼가 펼쳐졌다. 심스 14득점 11리바운드, 이재도 11득점 3리바운드로 전반 34-29 리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힘 만으로 가용 전력이 많은 SK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K는 2쿼터 부진하던 데이비드 사이먼을 대신해 드웨릭 스펜서를 투입했다. 스펜서가 들어가 공이 돌고 외곽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스펜스가 2쿼터에만 9득점, 포인트가드 최원혁이 7득점하며 상대에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2쿼터 중반 마커스 블레이클리를 대신해 투입된 심스는 김민수, 김우겸 등이 악을 쓰고 막았다.

그리고 3쿼터 사이먼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사이먼이 초반 힘을 많이 쓴 심스를 상대로 3쿼터에만 14득점을 따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사이먼이 골밑 중심을 잡아주자 외곽 찬스가 났고 이현석이 3점포 2방, 김민수가 1방을 성공시키며 내-외곽 조화를 만들어냈다.

승기를 잡은 4쿼터에는 사이먼과 김민수가 조직적인 플레이를 통해 골밑에서 쉬운 슛을 계속해 성공시키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3, 4쿼터는 문경은 감독이 추구하는 내-외곽 조화가 좋은 농구가 완성됐다. 특히, 포인트가드 최원혁이 11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 4스틸의 전천후 활약을 해준 건 승리 뒤 큰 수확이었다.

SK는 최근 이길 때는 미국프로농구(NBA)팀 못지 않은 화려함과 강력함을 보여주고, 다음 경기는 맥없이 패하는 이상한 패턴을 반복해왔다. 직전 경기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안양 KGC에 완패하더니 중요한 라이벌전을 잡아냈다. 공교롭게도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시작된 1일 농구단이 kt를 상대로 이겨 작은 위안거리가 됐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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