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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틀리프, 김준일 공존, 자리바꾸기의 의미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9-23 07:02


삼성 라틀리프(맨 왼쪽)와 김준일. 사진제공=KBL

아직 시즌 초반이다. 삼성은 전력을 대폭 보강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로 데려왔다. FA로 풀린 문태영도 영입했다.

좋은 골밑을 형성했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인 괴물 신인 김준일과의 결합도 화제였다.

하지만 고민은 많았다. 전력이 보강됐다고 해서 그 팀의 성적이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올바른 '성장통'을 겪고 난 다음 그 팀은 탄탄해진다.

삼성은 그런 과정이다. SK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주희정과 부상에서 복귀한 스몰포워드 임동섭. 결국 삼성은 베스트 5가 대폭 변화했다.

당연히 진통이 있다. 그 중 핵심은 골밑이었다. 라틀리프와 김준일의 조화가 문제였다.

라틀리프는 기동력과 파워를 지닌 정통센터다. 지난 시즌 중거리포까지 장착했다. 하지만 공격 옵션이 그리 다양하지 않다. 미드 레인지 점프슛은 정확하지만, 기본적으로 외곽 플레이는 익숙하지 않다. 김준일 역시 마찬가지다.

좋은 파워와 테크닉을 지녔다. 미드 레인지 점프슛도 장착했다. 하지만 역시 외곽 농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는 삼성 전력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녹이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삼성 가드진의 패스능력은 좋은 편이 아니다. 베테랑 주희정은 경기 당 20분 이상 뛰면 경기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 단신 가드 론 하워드가 들어오면 라틀리프가 빠져야 한다.

결국 라틀리프와 김준일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두 선수의 패스 능력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삼성은 비 시즌동안 둘의 하이-로 게임(자유투 부근에 1명, 골밑에 1명의 빅맨이 2대2 공격을 펼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주로 김준일이 자유투 부근, 라틀리프가 골밑에 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되지 않았다. 패스가 좋지 않은 김준일은 결국 새로운 해법을 마련했다. 자신있는 골밑 돌파를 통해 라틀리프의 마크맨을 붙인 뒤 패스를 건네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한계는 분명 있었다.

좁은 구역에서 패스가 실책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았고, 상대가 대비할 경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었다.

하지만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전에서 두 선수는 또 다른 루트를 찾았다. 간단히 말하면 자리 바꾸기였다.

김준일이 때로는 골밑에서 서면서, 라틀리프의 패스를 받아 골밑을 공략한다. SK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이런 장면이 두 차례 정도 나왔다. 서로 스위치하면서 수비의 빈 틈을 찾는다. 결국 공격 루트가 다양해진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개막전 직후 "정말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라틀리프와 김준일은 공생방법을 점점 찾고 있다. 하이-로 자리바꾸기 역시 그 방법이 될 수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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