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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삼성 썬더스는 2014~2015시즌 최하위를 했다. 11승43패. 초보 사령탑 이상민 삼성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에 고개를 숙일 때가 훨씬 더 많았다. 구단 운영 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온 첫 시즌에 팀 성적이 신통치 않아 프런트에서도 입장이 난처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현지에서 이끈 코치는 커크 콜리어다. 그는 전 삼성생명과 전자랜드 코치를 지냈고 현재 필리핀에서 농구를 가르치고 있다. 삼성 구단은 콜리어의 코칭 능력을 인정했고 선수를 맡겨도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프로그램의 강도는 생각 보다 강했다고 한다. 선수들은 처음엔 휴가를 겸한 훈련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지 일정은 촘촘했다.
임동섭은 "기술 훈련과 체력 훈련을 병행했다. 오전 6시부터 훈련했다"고 말했다. 박재현은 "초등학교로 다시 돌아가 훈련을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이상민 감독은 4명의 선수를 보내면서 기본기를 강조했다. 그는 2014~2015시즌을 이끌면서 선수들의 기본기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얘기했다. 시즌 중에는 경기 일정에 쫓겨 기본기를 가르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콜리어 코치는 선수들에게 볼 핸들링, 페넌트레이션 기술(1대1) 2대2 등을 세밀하게 반복적으로 지도했다.
지난 시즌 루키로서 삼성의 골밑을 잘 지킨 김준일은 "다양한 피벗 기술, 드리블, 훅슛을 배웠다. 밴드를 이용한 여러가지 트레이닝 방법을 알게 돼 몸관리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임동섭은 지난 2014~2015시즌을 부상으로 통째로 날려버렸다. 그는 새 시즌에 두배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필리핀으로 갔다. 임동섭은 "나는 경기 도중 속임 동작을 잘 못했는데 이번에 세세한 동작을 배웠다. 포스트업 기술도 배웠다. 다시 농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5주였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오리온스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이호현은 "휴가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연습했다면 이런 훈련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처음 배우는 기술이 너무 많고 재미있었다. 또 배우고 싶다"고 했다.
삼성 구단은 선수들의 프로그램 만족도를 높게 평가했다. 아직 4명이 배운 걸 바로 실전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으로 개인기 훈련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고 볼 수 있다.
콜리어 코치는 "젊은 선수들이라 기량이 향상되는 모습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삼성 썬더스 선수들의 필리핀 훈련 동영상은 https://youtu.be/pKhNRiRYc0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