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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심판 자질? 세계 어디를 가도 최고다."
포럼에 참가한 한 농구팬이 질문을 던졌다. "팬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큰 문제는 심판이다. 패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였다. 제도권 밖 관전자인 팬들 입장에서 볼 때 당연한 1순위 궁금증이었다.
김태환 MBC 스포츠+ 해설위원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김태환 위원은 "제도를 바꾸는 과정이 너무 시급했다. U1 파울도, 몸싸움에 관련된 부분도 시즌 동안 일관성이 없고 기준이 애매모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KBL에서 국제농구연맹(FIBA)룰의 확실한 숙지를 위해 교육 위원을 초빙한다는데, 단발성 교육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싶다. 장기적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태환 위원은 "중계를 하며 느낀건데, 플레이오프 한 경기는 심판의 미숙한 더블파울 지적으로 양팀의 승패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고 묵직한 한방을 날리기도 했다.
심판 문제에 대해 유 감독이 깔끔한 정리를 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휘하며 가장 현실적인 지적을 할 수 있는 유 감독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 감독은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해, 그리고 국제대회에 나가 많은 국제 경기를 봤다. 미국 전지훈련 때는 꼭 NBA 심판을 초빙해 경기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내 개인 판단으로 심판 수준을 놓고 보면 우리 심판들이 굉장히 잘본다는 것"이라고 했다.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유 감독은 "일부 초보 심판들을 빼고 KBL 심판들은 정말 잘한다. 부지런하고 자리를 잘 찾고, 집중한다. 문제는 규정이다. 심판이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규정 탓"이라고 설명했다.
규정이 매해 하나씩 바뀐다. 이번 시즌 U1 파울이 대표적인 사례. KBL 수뇌부에서 야심차게 만든 새 판정에 대해 오심이 나오면 심판들을 직접 불러 엄청난 질타를 했다고 한다. 심판은 자연스럽게 그 콜에만 신경이 곤두 선다. 다른 콜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도 문제다. 한 시즌 어떻게 새 규정에 대한 적응을 마쳤다. 그런데 돌아오는 시즌 또 새 규정이 생긴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강박관념이 생긴다. 또 새 규정에만 집중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유 감독은 "심판 수준이 떨어진다고 오해하시는데 절대 아니다. 그들의 실력, 열의 문제는 지적할 필요가 없다.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FIBA 룰대로만 적용을 하면 된다"고 했다. 유 감독의 마지막 한마디가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포함했다. "전 세계에서 KBL 심판이 농구 심판 중 제일 불쌍하다"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