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오래 기억되도록 50세까지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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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자신의 MVP 수상 소식을 알고 있던 양동근은 이날 한껏 멋을 뽐냈다. MVP다운 화려한 의상을 준비해 시선을 한 몸에 모았다. 단연 이날 시상식의 '베스트 드레서'였다. 양동근은 "오늘 시상식을 위해 특별히 협찬 받은 의상이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짙은 계열 색의 양복을 입고 올 것 같아서 일부러 좀 환한 색깔의 의상을 준비했다. 그런데 사실은 좀 불편하다. 구겨지거나 더러워지면 안된다"며 껄껄 웃었다.
이윽고 시상식에 오른 양동근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며칠 전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잠긴 탓. 양동근은 "유재학 감독님과 코치님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우리의 안전을 책임져주시는 안전요원분들, 늘 맛있는 밥을 해주시는 (숙소 식당) 아주머니, 프런트 등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긴 소감을 전한 양동근은 잠시 숨을 돌린 뒤 다시 말문을 열었다. "감기 때문에 힘들지만, 말 좀 더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정말 가슴속에 담았던 진짜 수상 소감을 꺼냈다. 양동근은 "무엇보다 건강한 몸을 물려주신 부모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며 소중한 가족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양동근은 선수로서의 포부도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그는 "45~50세까지도 선수로 활약하고 싶다. 그래서 아무도 가보지 못한 4연패를 이루고 싶다. 나중에는 가장 후배들에게 기억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