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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미스테리 양동근, 사실 진통제 투혼이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4-04 10:46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18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렸다. 모비스 양동근이 LG 제퍼슨 앞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8/

모비스 양동근은 경기 전 항상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 경기장을 일찍 와서 지켜보면, 그는 정성스럽게 테이핑을 손가락에 한다. 왼쪽 엄지와 중지 손가락을 신중하게 감싼다.

이유가 있다.

그는 "정규리그 때 다친 손가락이다. 리바운드 다툼을 하다 심하게 삐었는데, 아직까지 낫질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례를 할 때 왼손을 그대로 늘어 뜨리면, 테이핑 때문에 가운데 손가락만 자연스럽게 펴지게 된다. 오해를 할까봐 왼손을 감추느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농구 선수에게 손가락의 아픔은 숙명이다. 당연히 참고 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철같은 양동근에게 또 하나의 숨겨진 사실이 있다. 그는 경기 전 진통제를 맞고 경기장을 나선다. 양동근은 "허리가 좋지 않다. 계속 불편하다"고 했다.

하지만 전혀 티를 내지 않는다.

그는 올해 35세다. 부상이 있을 만 하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로 더욱 강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 경기출전시간이 늘었다. 4강전 5게임 평균 39분19초를 뛰었고, 챔프전에서는 35분45초를 소화했다.

이번 챔프전은 '양동근 시리즈'다. 동부는 물량작전을 내세우지만, 통하지 않는다. 경기당 평균 19.3득점, 4.3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모비스의 절대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적장인 동부 김영만 감독도 "양동근의 수비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말할 정도.


3일 훈련을 지켜보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 역시 "동근이가 체력 하나는 정말 타고났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양동근은 이제 KBL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번 우승을 차지하면 5번째 챔프전 반지를 획득한다. KCC 추승균 감독대행과 개인통산 최다 챔프전 우승 타이기록을 세운다.

그의 체력은 너무나 인상적이지만, 더욱 강렬한 부분은 그의 정신력이다. '진통제 투혼'을 펼치고 있지만, 코트 안에서 만큼은 100%의 컨디션을 자랑한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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