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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니갱망] 동부 최대변수 허 웅, 정영삼과 양동근의 차이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3-29 21:49 | 최종수정 2015-03-29 21:49


동부 허 웅. 사진제공=KBL

이 코너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갈린다.

'니갱망'이란 단어는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다. 강을준 감독이 LG 사령탑 시절 작전타임 때 자주 얘기했던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의 줄임말이다. 최근에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로 폭넓게 쓰인다.

패자를 폄훼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승자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지만, 독자가 궁금한 패자의 변명도 알려주자는 취지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절체절명의 경기에서 주요한 선수의 부진, 찰나의 순간 실수는 패배로 직결된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플레이오프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할 정도의 선수는 모두가 인정하는 기량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실수를 교훈삼아,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외부변수가 많은 영향을 줬던 챔피언결정 1차전이다. 동부는 사력을 다했지만, 모비스에게 패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승부처에 대한 고비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뼈아픈 오펜스 파울 두 차례가 있었지만, 철저히 모비스의 힘에 밀린 동부의 경기력이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동부가 양동근의 템포를 제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허 웅 두경민 박지현 박병우 등이 돌아가면서 맡았지만, 양동근의 활동폭을 효과적으로 좁히지 못했다.

결국 모비스는 빠른 트랜지션으로 동부의 체력 약점을 공략했고, 결국 속공과 2차 속공에서 모비스가 압도했다.


경기 전 양팀 감독들은 이 부분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동부이 체력이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최대한 빠른 농구를 1차전부터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변수를 동부의 가드진으로 봤다. 유 감독은 "동부는 가드진이 풍부하다. LG 김시래만큼의 특성을 가진 선수는 없지만, 물량작전과 거기에서 의외의 활약을 하는 선수가 생기면 우리 팀 입장에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동부 김영만 감독 역시 "유 감독이 우리의 체력을 건드릴 것이다. 우리는 반대로 양동근을 묶어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경기 템포가 떨어진다"며 "일단 많은 가드들을 쓸 것이다. 양동근을 전담마크할 가장 유력한 선수는 허 웅"이라고 했다.

허 재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허 웅은 뛰어난 스피드와 순발력을 지니고 있다. 대담함과 근성도 갖추고 있다. 실제 4강 5차전에서 전자랜드 에이스 정영삼을 전반동안 전담마크, 효율적인 수비를 보였다. 상대의 스크린에 대한 대처도 훌륭했다. 때문에 LG 양우섭이 양동근을 괴롭힌 것과 같은 역할을 맡기기에는 적격이었다.

하지만 허 웅은 많은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1쿼터 스타팅 멤버로 출전했지만, 2분8초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총 7분18초를 뛰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얼리 드래프티로 동부 유니폼을 입은 허 웅은 촉망받는 신예다. 사실 그에게 이런 기대를 거는 것 자체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동부 입장에서는 허 웅의 강력한 수비력이 절실하다. 그래야 모비스를 넘을 수 있다.

허 웅은 정영삼과 양동근의 차이점에 대해 "정영삼 선배의 경우 전문 슈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비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양동근 선배의 경우 슛과 패스 등을 모두 체크해야 하고, 워낙 노련하기 때문에 막기가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번 챔피언 시리즈 동부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허 웅. 2차전에서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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