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프로스포츠든 팀과 선수의 궁합은 중요하다. 이적이 계기가 돼 기량을 만개하는 케이스는 수도 없이 많다. 삼성 블루밍스의 가드 박하나(25)는 이런 면에서 참 운이 좋은 선수다. FA(자유계약선수)로 하나외환에서 삼성으로 이적하고, 올 시즌 '환골탈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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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하나는 조금씩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박하나는 올 시즌 데뷔 후 최다인 평균 32분 57초를 뛰면서 11.1득점을 기록중이다. 3점슛 성공률은 34.3%에 이른다. 그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영입이었다. 현재 여자프로농구는 선수 풀이 적어 주전급으로 도약할 만한 유망주가 많지 않다.
박하나는 정통 슈팅가드다. 하지만 삼성에 이적한 뒤로 포인트가드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미선의 체력 안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선이 없을 땐 게임 리딩에도 나선다.
박하나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내게 도움이 더 많이 되는 것 같다. 1번을 보게 되면,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어서 공격 시도도 많이 하게 되고 좋은 점이 많다"며 웃었다. 아직 턴오버가 나오는 등 기복이 심한 게 단점이지만, 분명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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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 감독의 신뢰에 박하나는 변화로 답하고 있다. 한 시즌만에 급격히 좋아진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박하나는 "자신감이 큰 것 같다. 하나외환에 있을 때도 가끔 1번을 봤다. 1,2번을 번갈아 보는 게 지금과는 천지차이다. 하나외환에 있을 때는 내 포지션도 못 하는 상황에서 다른 포지션까지 커버하느라 볼만 잡으면 벌벌 떨렸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자신감으로 뭔가를 더 해보려고 한다. 박하나는 "예전에는 내가 실수하면, 벤치에서 교체 선수가 나오는 게 보였다. 지금은 그런 게 없다. 감독님께서 내가 조금 실수를 하고 슛이 안 들어간다 해도 계속 기회를 주신다. 그 신뢰를 느끼기 때문에 '다음에 잘 하면 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하위권을 맴돌던 하나외환에서 삼성으로 이적해 플레이오프 무대에 대한 꿈도 부풀었던 게 사실이다. 박하나는 "이적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정말 가고 싶었다. 아직 9경기가 남았는데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 의미 없는 경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