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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라인업'으로 부진? KGC, 더 지켜보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11-17 05:59



개막 후 4승10패. 만족스러운 성적이 아니다. 또, 화려한 라인업을 갖추고도 이 성적밖에 거두지 못하냐고 한다. 하지만 너무 이른 걱정이고 지적인 듯 하다. 이번 시즌 다크호스로 꼽힌 안양 KGC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해보자.

KGC는 16일 KT 소닉붐과의 안양 홈 경기에서 66대76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 4승10패로 최하위권. 초반 4강 체제를 갖춘 강팀들(모비스, 오리온스, SK, 동부)가 아닌 순위 경쟁 중인 KT와의 맞대결 패배로 조금은 뼈아플 수 있다. '초보' 이동남 감독대행 입장에서는 초반 자신이 마음 먹은대로 시즌 운용이 되지 않아 답답할 상황. '초보'로서 어쩔 수 없어 거쳐야 하는 시행착오 단계다.

그렇다고 지금의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충분히 반전의 기회를 만들 시간, 그리고 선수들의 능력이 있는 팀이 KGC다. 상대팀 감독들이 "KGC는 시간이 갈수록 더 단단한 팀이 될 것"이라고 경계하는 이유다.

일단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 주축 선수들 간의 호흡이다. 현재 KGC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완전히 새로운 팀이다. 지난 시즌 풀타임 주전을 뛸 선수는 양희종 뿐이다. 박찬희는 상무 전역 후 시즌 막판에야 팀에 합류했다. 강병현은 지난 시즌까지 KCC에서 뛰었다. 오세근도 상무 조기 전역으로 시즌 개막 후 팀에 들어왔다. 더군다나 양희종, 박찬희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선수들끼리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거의 없었다. "다른 팀들은 국가대표가 없느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KGC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외국인 선수까지 2명 모두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들만 그대로여도 팀 조직력을 다지는데 굉장히 유리하다는 것이 현장의 얘기다. KGC 코칭스태프는 "오세근은 그렇다 치더라도, 양희종-박찬희와 기존 선수들도 손발을 거의 맞추지 못한 채 시즌에 들어갔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시합을 뛰며 손발을 맞춰야 하는 팀이다. 이런 경우 갈수록 팀 조직력이 좋아질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이동남 감독대행이 구단 고위층에 "시즌 초반 2승10패를 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여유를 갖고 지켜봐주십시오"라는 부탁의 말을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국가대표 3총사(오세근-양희종-박찬희)를 데리고도 왜 성적을 내지 못하느냐"라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듯이, 선수단 전체가 제대로 호흡을 맞출 시간을 조금 더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KGC 멤버 중에는 승부처에서 혼자 경기를 풀어줄 '기술자'가 없다. 예를 들면 모비스 문태영, LG 제퍼슨, 전자랜드 포웰 등의 스타일이다. 보통 이 역할은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해주는데, 센터 윌리엄스는 정말 투박한 농구를 한다. 다들 열심히 뛰는 스타일이지만, 개인기에서는 부족해 승부처 빡빡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이동남 감독대행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시즌 지는 경기를 보면 대등하게 가다 4쿼터 승부처에서 무너진다. 이 때 확실히 성공시킬 수 있는 공격 패턴 개발 등이 필요하다. 올해가 지나면 상무에서 전역하는 슈터 이정현이 돌아온다. 개인기가 좋은 슈터다. 이정현이 올 때까지만 잘 버티면 이 숙제가 그나마 해결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레슬리 교체도 반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레슬리는 위의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로 영입했다. 확실히 운동 능력과 순간순간 나오는 개인 기술은 좋다. 하지만 훈련-경기 중 집중력이 매우 떨어지고, 플레이 자체에도 의욕이 없다. 코칭스태프는 레슬리 부부가 시즌 전 아기를 낳아 더욱 간절하게 농구하는 모습을 기대했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게 하기 위해 동료들이 집에 찾아가 레슬리의 기분을 풀어주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봤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웨이트가 너무 부족해 수비에서 큰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 문제다. KGC는 현재 레슬리의 대체 선수를 알아보고 있다.

현재 리그 상황을 볼 때도 KGC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현재 프로농구는 초반 4강이 확실히 치고 나가고 있다. 상위권으로 예상됐던 LG, KCC 등이 시즌 초반 부진하다. 눈에 보이는 성적은 좋지 않지만 5위부터 10위까지의 팀 성적이 거의 비슷하다. 때문에 6강 진입이 1차전 목표인 KGC 입장에서는 조급하지 않고 차분히 상위 팀들을 따라가면 된다. 조급하면 될 일도 망치게 된다. 하나 하나, 순리대로 풀어나가야 한다. 현재 이 감독대행은 1승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이런 저런 부상에 시달리는 오세근, 양희종의 출전 시간을 분배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지금 1승을 위해 무리하다가는 시즌 전체가 날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런 팀 운용을 놓고 비판을 가하는 시선들이 있어 이 감독대행을 괴롭게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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