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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주의 21분 투혼' 신한은행, 삼성생명 꺾고 2승째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11-09 20:53



신한은행은 최근 '월세살이'를 청산하고, '전세생활'을 시작했다. 연고지를 인천으로 이전했지만, 지난 7일에야 처음으로 홈코트인 도원체육관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게다가 개막과 함께 원정 4연전을 치러야 한다.

10년간의 안산 생활을 정리하고, 인천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인천에서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통에 비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9월 말이 돼서야 인천으로 선수단 숙소를 이전했고, 숙소 이전 후에도 도원체육관 대신 인근 체육관들을 떠돌아야 했다. 대회가 계속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시즌 초반 센터 하은주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대들보 하은주는 무릎을 세심하게 관리해줘야 하는 선수다. 좋지 않은 오른쪽 무릎에도 경기에 나서다 보니, 왼쪽 무릎에 과부하가 걸렸다. 결국 시즌 초반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었다.

삼성과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원정경기가 열린 9일 용인실내체육관. 경기 전 정인교 감독은 "은주는 어제까지 훈련을 하지 않았다. 무리시킬 생각은 없는데 오늘 훈련을 해보더니 조금이라도 뛰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은주는 2쿼터 막판 코트에 들어왔다. 사실 경기 초반은 삼성의 분위기였다. 신한은행은 삼성 모니크 커리와 박하나의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1쿼터에 8-18로 크게 뒤졌다. 하지만 김단비와 브릴랜드의 득점으로 추격에 나섰고, 하은주 투입 후에는 내외곽의 호흡이 잘 맞았다. 결국 3쿼터 중반 김단비의 3점슛으로 29-29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물고 물리는 공방전이 계속 됐다. 처음 점수차가 벌어진 건 종료 6분 20초 전, 하은주가 골밑슛을 성공시키면서 46-42가 됐다. 당초 오랜 시간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던 하은주는 골밑을 지키며 고군분투했다.

다시 48-48로 동점이 된 종료 3분 33초 전에는 미들슛을 꽂아넣었다. 하은주는 다음 수비에서 삼성 켈리 케인을 상대로 블록슛을 성공시킨 데 이어, 종료 1분 44초 전 카리마 크리스마스에게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했다. 54-48, 신한은행이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하은주는 21분 18초를 뛰며 9득점 2리바운드를 성공시켰다. 부상 투혼이 빛났다. 무릎이 부어올랐음에도 굳건히 코트를 지켰다. 김단비는 결정적인 3점슛 세 방을 포함해 13득점 10리바운드, 크리스마스는 14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용인=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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