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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 농구 동반 극일 성공, 이제 금사냥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10-01 21:44


27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4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가 열렸다. 필리핀에 승리를 거둔 후 한국 문태종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9.27.

한국 남녀 농구가 같은 날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제물삼아 결승에 동반 진출했다.

여자 대표팀이 먼저 이겼고, 이에 질세라 남자 대표팀도 일본을 제압했다. 한국 농구사에서 2014년 10월 1일은 극일에 성공한 기념비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남녀 대표팀 모두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라는 중압감 때문에 초반에 고전했다. 하지만 홈 코트의 이점을 최대한 잘 살렸고, 결정적인 고비에서 한국이 집중력에서 앞섰다.

노장 만세, 양동근이 벌리고 문태종이 몸을 던졌다

한국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농구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71대63으로 제압했다. 결승전 상대는 아시아 최강 이란이다. 이란은 이날 카자흐스탄에 고전 끝에 80대78로 승리하고 결승전에 합류했다. 결승전은 3일 오후 6시15분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주장 양동근(33)은 이번 대회에서 팀 공헌도가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전을 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전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8득점에 그쳤다. 출전시간도 경기당 14분17초로 적었다. 하지만 양동근이 누구인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국내 최고의 베테랑 가드다. 또 우승 제조기로 통한다. 양동근은 3쿼터 초반 순식간에 5득점을 몰아쳤다. 그 바람에 한국이 일본과의 격차를 벌리면서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총 11득점.

최고령자 문태종(38)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완벽한 몸상태가 아닌데도 적극적인 수비로 일본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상대의 속공 때 끝까지 따라가 가로채기도 했다. 몸을 던지다가 광고판 넘어로 상체가 쏠리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노장들의 투혼에 젊은 선수들도 가만 있을 수 없었다.

3점슛과 골밑

한국이 전반전 고전한 건 일본에 3점슛을 6방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1쿼터 3점슛으로만 12득점했다. 일본 슈터들의 초반 외곽슛 정확도가 매우 높았다. 대신 한국은 외곽슛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외곽과 골밑을 적절하게 섞어 공격했다. 문태종 조성민 같이 검증된 3점 슈터들만 외곽슛을 던졌다.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은 일본의 다케우치 형제(고지 고스케)를 상대로 몸싸움을 하면서 골밑을 파고 들었다. 3~4쿼터에서도 다케우치 형제는 골밑 대결에서 이종현 오세근에게 완전히 밀렸다.


농구는 확률상 먼 외곽 보다는 림 가까이서 던지는 슈팅의 정확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일본은 외곽포가 안 들어가자 개인기를 이용한 골밑 돌파를 시도했다.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일본은 한국 보다 한 수 아래의 팀이었다. 한국은 2점슛 성공률에서 61%로 일본(35%)에 크게 앞섰다. 3점슛은 한국이 4개, 일본은 8개를 꽂아넣었다.

압박과 3-2 드롭존

한국은 1쿼터에 일본에 20점을 내줬다. 3점슛 4방을 맞은 건 전방에서 압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인방어에서 허점이 보였다. 밀착을 했지만 일본 가드진의 패스워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노마크 찬스에서 두들겨 맞았다. 대인방어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대신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2쿼터 3-2 드롭존으로 재미를 봤다. 장신의 오세근(2m)과 김주성(2m5)을 수비 전위로 끌어올렸다. 이러자 일본 가드들의 패스 속도가 둔해졌다. 또 가드들이 공을 줄 곳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일본은 좀처럼 드롭존을 깨트리지 못하고 고전했다. 그 덕분에 한국은 1쿼터 열세를 만회하고 전반전을 동점(34-34)으로 마칠 수 있었다.

한-일전 같은 심적 부담이 큰 경기에선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 또 경기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고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는 위성우 감독. 사진제공=WKBL
나면 제 실력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은주가 해결사였다

여자 대표팀은 한국은 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58대53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일등공신 센터 하은주가 15분 21초를 뛰면서 15득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신정자는 13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여자 대표팀은 대만을 75대63으로 제압한 중국과 2일 오후 6시 15분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20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인천=노주환 류동혁 기자, 화성=이명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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