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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의 빅맨들은 대표팀 합숙훈련과 농구월드컵을 치르면서 많이 성장했다.
김종규는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완벽하게 장착했다. 어떤 매치업의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리듬을 가지고 쏠 줄 안다. 김종규와 이종현은 골밑에서 적극성이 향상됐다. 예전에는 피하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농구월드컵을 치르면서 그들은 골밑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변했다.
이 부분은 확실히 발전한 부분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기본적인 파워가 약하기 때문에 골밑 자리다툼에서 번번이 밀리는 경우가 많다. 오세근을 제외하곤 그렇다. 26일 화성에서 열린 카자흐스탄전에서 리바운드 숫자가 30대39로 밀린 게 대표적인 예다. 카자흐스탄의 빅맨들은 2m가 넘는 장신에 파워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테크닉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포스트 업 공격에 번번이 뚫리는 경우가 많았다. 파워 향상을 위한 벌크업이 꼭 필요한 이유다.
공격에서도 골밑 포스트업의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 이날 골밑패스가 연결될 때 공격흐름이 툭툭 끊어졌다. 제대로 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공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레치 4(외곽슛을 쏘는 파워포워드)'로 변신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대표팀 빅맨들의 숙제는 명확해진 셈이다.
그런 점에서 오세근은 본받을 만하다. 그는 제물포고 시절부터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벌크업을 했다. 결국 비교적 작은 키(2m)에도 국제대회에서 골밑 자리다툼에서 밀리지 않는다.
이날 오세근은 16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대표팀 빅맨 중에서 가장 믿을만한 활약을 펼쳤다.
게임을 읽는 흐름도 뛰어나다. 때문에 문태종 혹은 조성민과의 2대2 공격 패턴도 정확도가 가장 높다.
오세근은 "농구월드컵에서 큰 선수를 상대로 공수의 방법을 많이 배운 것 같다"며 "농구월드컵 이후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상무 소속이다. 오세근은 "필리핀전은 개인적으로 강했다. 군인정신으로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세부적으로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대표팀 빅맨들의 가장 나쁜 버릇 중 하나는 스크린을 확실히 걸기 보다는 슬립 아웃(스크린을 거는 척하면서 골밑으로 미끄러지듯 내려가 2대2 공격을 하는 세부적 움직임)을 습관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전략적으로 슬립아웃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크린을 확실히 걸어주는 상황이 더 많이 필요하다.
오세근은 "농구월드컵에서 많이 느꼈지만, 여전히 습관적으로 몸싸움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 나 자신부터도 그렇다. (김)종규나 (이)종현이에게 자세하게 같이 얘기해서 함께 고치겠다"고 했다. 화성=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