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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남자농구 유재학호, '부상'이 최대 적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9-16 12:12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9월 5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란카나리아의 그란카나리아 아레나에서 2014 FIBA(국제농구연맹)농구월드컵 D조 조별예선 멕시코와 마지막 5차전 경기를 펼쳤다. 유재학 감독이 문태종을 교체 투입하고 있다.
<그란카나리아(스페인)=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남자 농구 대표팀을 이끄는 유재학 감독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밀하게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진천 선수촌에서의 합숙 훈련과 스페인 농구월드컵 참가, 그리고 이어진 외국인 연합팀과의 연습경기까지. 모두 확고한 마스터 플랜 아래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꽤 순조롭게 유 감독의 구상대로 팀이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한 순간에 망쳐버릴 수도 있는 위험 변수가 있다. 바로 선수들의 부상이다. 대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다치는 순간, 대표팀 전력은 확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현 시점에 '부상'은 농구 대표팀 최대의 적이다.

벌써 아찔한 경험을 몇 차례 했다. 우선 스페인 농구월드컵 기간에 문태종과 오세근이 부상을 당했다. 문태종은 지난 8월31일 농구월드컵 D조 조별예선 호주전에서 왼쪽 팔꿈치를 다쳤다. 고질적인 부상 부위였다. 원래 문태종의 왼쪽 팔꿈치에는 잦은 염증 증세로 생긴 물주머니가 있다. 그런데 이게 호주전에서 터져 염증이 생긴 것. 당시 유 감독은 "매우 조심해야 하는 부위다. 상태가 심하면 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었다. 다행히 유 감독의 보호 덕분에 문태종의 상태는 이후 빠르게 호전돼갔다.

오세근도 역시 호주전에서 다쳤었다.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턱을 맞아 살이 찢어졌다. 10여 바늘가량 꿰매는 처방을 받았는데, 한때는 제대로 식사를 못할 정도였다. 그나마 이건 경미한 부상에 속한다. 오세근 역시 빠르게 상태가 호전됐다.

정말 아찔한 경험은 15일에 있었다. 이날 유재학호는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외국인 연합팀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농구 월드컵을 통해 만든 전술을 시험하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한 성격이었다. 승부에 연연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신체접촉이 많은 농구는 언제든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1쿼터 2분여를 남긴 시점에 탈이 났다. 대표팀 기둥 센터인 김종규가 덩크슛을 시도하다가 착지를 잘못하는 바람에 무릎을 다친 것. 코트에 쓰러진 김종규의 상태는 심상치 않은 듯 했다. 결국 병원으로 옮겨져 MRI(자기공명영상) 정밀 검진을 받았다.

김종규가 병원으로 간 뒤 유 감독의 표정은 계속 어둡게 가라앉아있었다. 현재 팀 전술에서 김종규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데, 자칫 큰 부상이라도 당하면 모든 구상이 헝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지금 대안이 어디있나. 큰 부상이 아니기만을 바랄 뿐이다"라며 한참 동안 김종규의 상태를 걱정했다.

천만다행으로 김종규는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졌다. 유 감독이 크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회 개막 이전까지 남자농구대표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첫째도, 둘째도 '부상'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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