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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자주 한다.
대표팀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연세대 최준용. 지난해 신데렐라처럼 대표팀에 승선했던 최준용은 2m1의 큰 키에 포인트가드까지 볼 수 있는 좋은 센스와 자질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파워가 부족하고, 확실한 장점이 없다. 이번 대표팀에서 최준용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유 감독은 "1년 전에 비해 실력이 향상된 부분이 없다"고 말하며 탈락시켰다.
유 감독은 이승현에게 칭찬을 많이 했다. 지난해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승현은 그동안 외곽 수비와 외곽슛을 연마,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실전에서 그는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 사이에서 어정쩡한 트위너였다. 높이와 파워를 갖춘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탈락시켰다. 아직은 부족하다는 의미다.
유 감독이 가장 많은 쓴소리를 하는 선수는 이종현이다. 2m6의 높이를 갖춘 대학 최고의 센터. 탁월한 센스와 골밑 장악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대학무대에서 통하는 얘기다.
그리고 올해 진천선수촌에서 연습 도중 이승현과의 비교를 통해 이종현의 기량과 마음가짐을 비판했다. "대표팀에서는 배운 것을 하려고 하지만, 대학에서는 똑같은 플레이만 한다. 그래서는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뉴질랜드와의 1, 2차전에서 이종현의 한계가 드러났다. 그는 1, 2차전을 통해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4득점에 그쳤다.
더욱 큰 문제는 수비에서 생기는 허점이다. 뉴질랜드의 주요공격 루트 중 하나는 포인트가드 코리 웹스터와 파워포워드 로버트 로(2m10)가 펼치는 픽 앤 팝(스크린을 건 빅맨이 외곽에서 슛찬스를 노리는 2대2의 기본전술)이었다. 그런데 웹스터가 스크린을 받고 돌파하는 과정에서 이종현은 강력한 헷지수비를 하지 못했다. 결국 쉽게 로버트 로에게 외곽 찬스가 생겼다. 이종현은 외곽까지 수비를 커버하지 못했고, 쉽게 3점포를 허용했다.
이렇게 되면 이종현을 쉽게 쓸 수 없는 딜레마가 생긴다. 대표팀의 컨셉은 강력한 수비를 통해 공격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는 시스템이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기 때문에 만든 고육지책. 그런데 상대의 기본적인 공격 패턴에 한 명의 선수 때문에 수비가 무너진다면, 한마디로 재앙이다. 이런 수비력으론 농구월드컵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종현 카드'를 쉽게 쓸 수 없다. 습관적으로 뚫리는 이 수비의 취약점은 이종현 뿐만 아니라 김종규도 마찬가지다. 유 감독은 "그동안 습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약점이다. 계속 훈련을 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종현이 대학무대에서 보여준 경기력만으로는 국제무대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는 유일하게 대학 선수로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살아남고 있다. 아시안게임 승선이 유력하다. 그의 자질과 기량을 볼 때 차세대 간판 센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기본적인 자세부터 보완할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