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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농구의 전설이 된 서장훈. 그가 택한 첫 운동종목은 농구가 아닌 야구였다.
그는 슛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 2m7의 큰 신장에 안정된 타점으로 중거리슛을 날린다. 때문에 국내에서 서장훈의 미들 점퍼는 알고도 못막는 수준. 외국인 선수가 골밑을 점령하자, 그는 3점포를 장착했다. 웬만한 슈팅가드보다 더 정확했다.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유재학 감독은 "서장훈의 탁월한 슈팅감각은 아마 어릴 적 했던 야구에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아마농구의 기계적인 훈련을 꼬집는 표현이다.
그는 "한국 사람이 손재주가 좋다는 것은 어릴 적부터 바느질, 젓가락질과 연관성이 있다. 서장훈의 슈팅감각도 야구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리가 있다. 서장훈은 농구를 늦게 시작했다. 하지만 슈팅에 대한 기본기는 교과서적이다. 물론 엄청난 노력과 감각이 바탕이 됐다. 그러나 초, 중학교 때 주로 형성되는 감각과 센스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부분은 대표팀의 테크닉과 관련이 있다. 현재 확실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가 없다. 창의적인 테크닉이 부족하다. 유 감독은 "탄탄한 기본기 위에 기술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대표팀에 합류한 대학선수들은 수비 스텝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는 볼을 가지고 놀게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스텝을 가르치고 슛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본기가 갖춰지고 창의적인 플레이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어릴 때 이기는 농구만 가르쳤다. 맨날 뛰고 슛만 먼저 한다. 한국농구의 기술이 떨어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유 감독은 "중동 선수들이나 필리핀 선수들을 보면 드리블이나 패스, 슛 등 기본적인 부분이 우리보다 월등히 낫다. 현재 한국 유망주들을 보면 순간적인 판단과 센스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점점 성장하면서 같은 노력을 한다고 가정하며 어릴 적 익힌 기본기가 강한 선수들이 훨씬 많이 성장한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