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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 절대강자 모비스, 핵심적 두가지 이유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4-10 21:06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의 모습.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양동근의 수비 장면. 사진제공 KBL

확실히 모비스는 강하다.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다시 플레이오프 챔피언에 올랐다. 2연패다.

'만수' 유재학 감독의 철저한 조련 아래 양동근과 함지훈, 그리고 문태영의 삼각편대. 그리고 로드 벤슨과 라틀리프이 외국인 듀오도 전력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2연패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할 수 없다.

사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자면, LG나 SK가 모비스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능가하는 측면이 있었다. 특히 LG는 강력한 도전자였다. 챔프전에서 보여준 데이본 제퍼슨의 괴력. 그리고 승부처에서 나이를 잊은 듯한 문태종의 신들린 활약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변수를 제어하고 끝내 모비스는 왕좌에 올랐다.

객관적인 전력 뿐만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시즌 전 선수들을 혹독하게 조련한다. '모비스 허벅지'는 유명한 얘기다.

수비를 할 때 스텝을 중심으로 수비력을 키운다. 팔이 아닌 스텝으로 공격자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미. 때문에 시즌 전 모비스는 철저한 수비 스텝 연습을 한다. 때문에 신입 외국인 선수나 국내 선수들은 입단 첫 해 항상 허벅지에 멍이 든다.

이 부분은 모비스의 수비력을 지탱하는 원천적인 힘이다. 특히 정규리그보다 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보다 챔프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스텝으로 따라가는 수비가 일상화돼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 파울트러블에 걸릴 위험성을 줄인다. 당연히 경기 운영의 폭이 넓어지고,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챔프전을 치른다. 올 시즌 이같은 부분은 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몸싸움에 대해 매우 자유로웠던 챔프전. 하지만 팔을 사용, 공격자의 실린더에 침범하면 여지없이 휘슬이 불렸다. 결국 모비스는 강한 몸싸움에 의한 압박으로 LG의 공격 위력을 줄일 수 있었다.


모비스를 언급하면 '만수'의 존재가 빠질 수 없다. 1997년 원년부터 프로지도자를 시작한 그는 상대에 따른 다양한 수기 입력돼 있다. 그리고 경기 중 발생되는 변수에 대한 대처가 매우 빠르다. 지도자로서 그의 센스가 그만큼 탁월하다는 의미.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철저한 준비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시즌 전 공수에 걸친 팀의 패턴을 완성시킨다. 그런데 문제는 완성도다. 실전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유 감독은 패턴의 마스터를 위해 만족하지 않는다. 하지만 패턴 자체는 실전에서 적용될 때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풍부한 경험을 활용,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챔프전까지 고려해 단계별로 패턴에 변형을 가하고 완성시킨다. 유재학 감독의 존재감은 모비스의 객관적인 전력 자체를 한 단계 높힌다. 게다가 응집력을 극대화, 실전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한다.

지난 시즌 SK와 모비스가 챔프전에서 맞붙었을 때 애런 헤언즈를 골밑 1.5m 지점에 트랩을 파놓은 함정수비는 대표적인 예다. 올 시즌 챔프전에서도 LG는 제퍼슨의 괴력을 앞세워 모비스를 압박했다. 자칫 모비스 스스로가 무너질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조금씩 해법을 찾아가면서 제퍼슨의 위력을 최소화시키는데 주력했고, 결국 힘 대결에서 모비스는 LG에 미세한 우위를 보였다. 결국 2연패로 이어졌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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