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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국내 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렇게 치열하게 경합을 벌인 적은 없었다. 게다가 그들은 혼혈 선수로 국내 무대에 입성했다. 둘은 대결은 이번 2013~2014시즌 남자농구 챔프전이 벌어질 때마다 주목할 관전포인트가 돼버렸다. 한마디로 '형제 시리즈'. 둘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의 희비가 엇갈린다. 물론 그 광경을 지켜보는 가족의 마음은 복잡 미묘할 것이다.
지금까지 수치로만 따지자면 동생이 형보다 근소하게 앞선다. 문태영은 4경기 종합, 83득점 3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문태종은 74득점 16리바운드.
둘다 팀내 해결사인데 문태영이 지금까지는 더 튀는 활약을 했다. 동생은 4차전까지는 자신이 앞섰다고 말한다. 형은 "동생이 움직임이 많고 슈팅이 정확한 선수라 막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면서 "그래도 우리 팀이 우승할 것이다"고 말했다.
문태영은 형 보다 한 해 빠른 2009~2010시즌부터 국내 무대에서 뛰고 있다. LG에서 3시즌을 보내고 모비스로 이적, 현재 2시즌째 뛰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국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문태종은 2010~2011시즌부터 전자랜드에서 3시즌을 뛴 후 LG로 팀을 옮겼다. LG는 창단 첫 우승을 위해 문태종을 영입했다. 그리고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이번 챔프전에서 모비스를 제압하면 첫 통합 우승을 하게 된다.
문태영(키 1m94)은 문태종(1m97) 보다 키가 작지만 탄력이 좋고 미들슛의 정확도가 높다. 또 몸싸움에 강하고 리바운드를 잘 잡아낸다. 문태종은 3점슛이 매우 정확하다. 또 짧은 시간 동안 몰아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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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코트 밖에서는 서로 자주 통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친하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서로 챔프전에서 붙자고 동기부여를 했다고 한다. LG는 KT를, 모비스는 SK를 제압하고 챔프전에서 만났다.
그러나 정작 챔프전 코트에서 만난 둘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는다. 웃음도 사라졌다.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몸으로 막고, 블록하고, 잡기도 한다. 형제의 치열한 대결이 보는 사람들을 더욱 몰입시켜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