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28일 맞대결이 중요한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1-27 17:10 | 최종수정 2014-01-27 17:14


◇지난 18일 안산와동실내체육관서 열린 '우리은행 2013~14시즌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우리은행 사샤 굿렛(가운데)이 신한은행 선수들의 마크를 뚫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여자농구 최고의 라이벌로 떠오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묘한 시점에 다시 만났다. 설날 연휴를 앞둔 28일 춘천호반체육관서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것.

1위와 2위라는 순위도 그렇거니와 두 팀의 대결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지난 18일 경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신한은행에 78-79로 뒤지다 마지막 공격에서 굿렛의 극적인 골밑슛으로 80대79,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 몇 개가 나왔다고 판단한 신한은행은 올 시즌 처음으로 심판설명회까지 요청했고, 이를 통해 몇 개의 오심을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받기도 했다. 이런 해프닝이 발생한 후 첫 대결이기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로서도 판정에 불만이 제기되지 않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그 어느 경기보다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전체 일정의 60%가 소화된 가운데, 남은 40%의 향배를 가릴 수 있는 빅매치라 할 수 있다. 비록 우리은행이 4경기차로 신한은행을 앞서 있지만, 이 경기의 승패는 두 팀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신한은행은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승차가 5로 벌어지고, 2~4경기차로 쫓아오고 있는 3위 KB스타즈, 4위 삼성생명과의 격차는 더욱 좁혀지게 된다. 이 맞대결 이후 13경기가 남아 있기에, 우리은행이 연패에 빠지지 않는 한 5경기차를 뒤집기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차라리 우리은행의 독주를 허용하고, 2위 지키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승차가 많이 벌어진다면, 플레이오프 대비를 위해서라도 굳이 1위 탈환을 위해 승부수를 던지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경기"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이 우리은행보다 우위에 있는 점은 하은주라는 카드이다. 하은주는 초반 3경기를 뛴 이후 개점휴업 상태이다. 몸은 어느정도 회복된 상태이지만, 아직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 맞추기도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 도입 이후 파괴력이 많이 반감된 것은 사실이지만, 승부처에서 단 몇분만 뛰더라도 그 위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임 감독은 "언제 출격할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섣불리 쓸 생각은 없다"면서도 우리은행전 기용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은행과 포스트시즌서 대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험삼아 잠시 기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어쨌든 신한은행은 하은주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회복하고 사실상 처음으로 맞붙은 지난 18일 경기에서 끝까지 대등한 경기를 했기에 4경기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KB스타즈 등 경쟁팀들을 차례로 1점차로 물리치며 기세를 올렸지만, 2경기 모두 심판설명회가 개최될 정도로 판정 논란이 있었고 이 여파 때문인지 지난 24일 삼성생명에 덜미를 잡히며 기세가 약간 꺾인 상태다.

따라서 만약 신한은행에 패한다면 2연패는 물론 향후 경기를 장담하기 힘들다. 가뜩이나 상대팀들이 우리은행의 전면 강압수비에 대해 나름의 대비책을 들고 나오는데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별 기복이 심한 상황이라 지난 시즌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 리딩가드를 맡고 있는 이승아가 지난 시즌보다 평균득점은 줄어들고 턴오버는 늘어나는 등 기량 하락이 눈에 띄면서 박혜진이 이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 공격력이 떨어진 것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승리를 거둔다면, 큰 견제 없이 1위를 독주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경기는 올 시즌 전체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는데다 현재의 기량이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만날 때마다 '으르렁' 거리는 사이이기에 어지간한 남자농구 이상의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기대할 수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